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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쟁이 차량의 움직임 전체를 지휘하는 ‘통합 모션제어’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따라 여러 장치를 하나의 소프트웨어와 제어기로 묶는 통합제어 능력이 차량의 안전성과 승차감, 에너지 효율은 주행 감각까지 좌우하게 된 것이다. 글로벌 부품사들이 관련 기술을 앞세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하면서 미래차 제어시스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셰플러코리아는 다음 달 13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신기술 전시회와 기술 발표회를 연다.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파워트레인, 차량제어, 에너지관리, 섀시·차체 분야의 기술과 제품을 현대차 연구개발진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베어링과 기계식 구동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셰플러는 글로벌 15위의 자동차 부품사다. 2024년 10월에는 콘티넨탈의 파워트레인 사업부에서 분사한 전동화 전문기업 비테스코테크놀로지스를 흡수합병하며 종합 모션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이번 남양 기술전은 셰플러가 확보한 새로운 역량을 차세대 차량 플랫폼에 제안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처럼 글로벌 부품사들은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제어 플랫폼을 선점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 리서치는 모션제어의 핵심 하드웨어인 ‘X 바이 와이어(전자식 차량제어 기술)’ 시장 규모는 2023년 229억6000만달러에서 2030년 579억9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연평균 성장률은 14.4%에 달한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배경에는 전동화 전환이 있다. 전기차는 구동모터가 가속뿐 아니라 회생제동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개별 제어기가 따로 움직이는 것보다 상위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전후·좌우·상하 움직임을 한꺼번에 계산하는 편이 정밀한 제어에 유리하다.
자율주행과 SDV 전환도 통합제어 수요를 키우고 있다. 바이와이어 기술이 적용되면 중앙제어기가 조향과 제동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는 하드웨어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설정과 업데이트를 통해 차종별 조향감과 승차감, 주행 성능을 다르게 구현할 수 있다. 기계적 연결을 줄여 운전석과 차체 설계의 자유도를 높이고, 고장 발생 시 다른 장치가 기능을 보완하는 이중 안전구조를 구현하기에도 유리하다.
통합 모션제어의 양산 적용에서 앞선 곳은 세계 6위 Zahnradfabrik Friedrichshafen(ZF)이다. 조향·제동·구동·서스펜션을 연결하는 ZF의 ‘큐빅스’는 제조사가 다른 섀시 부품까지 연동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가 기존 하드웨어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차종별 조향감과 승차감, 주행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2023년에 로터스 ‘엘레트레’에 적용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업체 니오의 플래그십 ‘ET9’, 올해부터는 메르세데스 벤츠에도 관련 기술을 양산 공급할 예정이다.
다른 글로벌 메가 서플라이어들도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세계 1위 부품사 보쉬 역시 ZF와 같은 ‘차량 모션 관리’를 내세워 범용 제어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합작사를 운영하는 마그나는 친환경차의 에너지 흐름과 차량 움직임을 함께 최적화하는 모듈형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콘티넨탈의 아우모비오는 기능을 바퀴 단위로 묶은 통합 코너모듈을 선보이며 차세대 차량 플랫폼 수주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와 HL만도가 통합 모션제어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HL만도는 소프트웨어 ‘미코사’를, 현대모비스는 X 바이 와이어와 ‘e-코너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로서는 해외 시장과 현대차그룹 공급망에서도 글로벌 부품사의 기술 경쟁을 상대해야 하는 구도다.  양산 실적과 가격,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