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국내 뇌졸중 치료 기술과 병원 내 응급 처치 수준은 최근 10년간 급격히 발전했으나 정작 환자가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은 1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가용이나 택시 등 구급차 외 이송 수단을 이용한 환자들의 병원 도착 지연이 심화되고 있어 병원 밖 응급 이송 체계 및 환자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준엽·배희준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사망 데이터를 연계해 뇌졸중 환자 13만 6,191건을 추적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뇌졸중 환자의 119 구급차 이용률은 55.4%에서 61.8%로 증가했다. 뇌졸중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직접 이송되는 비율 역시 55.8%에서 78.2%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병원 전(前) 이송 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제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2013년 4.0시간에서 2023년 3.9시간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뇌경색 치료의 핵심인 '발병 후 3시간 이내' 도착 비율 역시 36.6%로, 10년 전(35.4%)과 마찬가지로 30%대 중반에 갇혀 있었다.
이처럼 골든타임 준수율이 정체된 원인으로는 '비(非)구급차 이용군'의 지연 증가가 꼽혔다. 119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의 병원 도착 시간은 2013년 2.5시간에서 2023년 2.3시간으로 소폭 단축됐다. 반면 자가용이나 택시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한 환자는 도착 시간이 7.9시간에서 9.8시간으로 오히려 2시간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병원 도착 이후의 전문 치료 수준은 뚜렷하게 진전됐다. 뇌경색 환자에게 막힌 혈관을 직접 뚫어주는 '혈전제거술' 시행률은 5.3%에서 11.6%로 2배 이상 뛰었으며, 중증 환자 대상 시행률은 18.3%에서 41.1%로 급증했다.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코일색전술' 시행률 역시 36.0%에서 63.4%로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이러한 병원 내 치료법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환자 사망률은 2018년까지 감소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다시 상승하는 'U자형' 반등을 보였다. 연령, 성별, 중증도 등 변수를 통계적으로 보정한 후에도 동일한 경향이 유지됐다. 연구진은 초고령 환자의 급증, 만성질환 부담, 팬데믹으로 인한 의료 체계 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교신저자인 배희준 교수는 "지난 10년간 뇌졸중 진료는 뚜렷하게 발전했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지속 가능한 뇌졸중 진료 체계 구축이 여전한 과제"라며 "병원 밖 응급 의료 시스템의 정체와 사망률 반등 현상에 대한 국가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김준엽 교수는 "전국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국가 단위 자료를 통해 뇌졸중 진료의 변화 양상을 정밀하게 확인했다"며 "치료 가능한 병원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병목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대응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뇌졸중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Journal of Stroke(피인용지수 IF 11.0)'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