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8일 열린 2026년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큐로셀의 '림카토주'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설정하기로 의결했다.

급여기준 설정 대상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하거나 불응성을 보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다.

림카토주는 환자 자신의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개인맞춤형 세포치료제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혈액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하는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9일 림카토주를 국산 신약 42호로 허가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생산한 CAR-T 치료제가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림카토주는 이후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돼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진행해 왔다.

다만 순탄한 과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림카토주는 지난 5월 열린 2026년 제5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을 설정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해외 공인 학술지 논문 게재 등 임상 자료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큐로셀은 미국혈액학회(ASH)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lood" 게재가 확정된 임상 2상 CRC01 연구 결과 등 추가 자료를 제출했고, 두 달 만에 열린 재심의에서 급여기준 설정을 이끌어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림카토주는 객관적 반응률(ORR) 75.3%, 완전관해율(CR) 67.1%를 기록했다. 1년 전체생존율(OS)은 80.9%, 1년 무진행생존율(PFS)은 41.1%로 보고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3등급 이상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발생률 8.9%, 3등급 이상 신경독성 발생률 3.8%로 나타났다.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와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동시에 확인했다는 평가다.

이번 암질심 통과는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CAR-T 치료제는 고가의 맞춤형 세포치료제인 만큼 건강보험 등재 여부가 실제 치료 기회와 직결된다.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춘 국산 CAR-T가 급여권에 진입할 경우 공급 안정성, 치료 접근성, 건강보험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백혈병혈액암환우회도 이날 암질심을 앞두고 림카토주의 급여기준 설정을 촉구했다. 환우회는 림카토주가 국내 기업이 개발·생산한 첫 국산 CAR-T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이 같은 가치가 실제 환자 혜택으로 이어지려면 급여기준 마련과 이후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우회는 "림카토주는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와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확인한 치료제"라며 "암질환심의위원회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 협상 등 등재 절차도 신속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림카토주는 이번 암질심 통과에 따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간다.

관건은 속도와 조건이다. 큐로셀은 위험분담제(RSA) 등을 바탕으로 연내 최종 급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을 통해 혁신 신약의 등재 기간을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림카토주의 후속 절차는 국산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 등재 모델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림카토주의 암질심 통과는 국산 CAR-T가 허가를 넘어 급여권 진입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다만 환자들이 실제 치료 현장에서 접근할 수 있으려면 약평위와 약가 협상 과정에서 임상적 가치, 재정 영향, 국내 생산 기반의 의미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림카토주의 급여 등재가 최종 확정되면 국내 CAR-T 치료 환경은 기존 수입 치료제 중심에서 국산 치료제까지 포함하는 경쟁 구도로 확대된다. 국산 1호 CAR-T의 첫 급여권 진입 여부가 환자 접근성 개선과 국내 세포치료제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