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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지난 3월부터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5월 휘발유 소비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격제 시행 초기부터 가격 통제가 에너지 절약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실제 휘발유 내수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9일 대한석유협회가 전날 공개한 '국내 석유수급 동향' 최신 통계에 따르면, 5월 국내 휘발유(보통·고급) 내수 소비량은 약 775만 배럴로 전년 동월보다 6.4% 증가했다. 공급가를 제한하는 석유최고가격 제도가 없었던 지난해 보다 휘발유 소비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월별과 비교해도 지난 3월(799만 배럴)과 4월(689만 배럴) 감소했던 휘발유 소비가 5월 들어 증가 전환했다. 휘발유 소비 증가는 사실상 차량 운행 증가를 의미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휘발유 내수 소비의 98% 이상은 승용차 등 도로 연료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는 농림수산업 발전용 등에서 사용하는 물량으로 비중이 미미하다.
업계는 5월 소비 증가 배경으로 가정의 달 연휴에 따른 이동 수요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등을 꼽았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전쟁 직후였던 3~4월에는 고유가와 소비심리 위축 영향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가 회복됐고, 가정의 달 연휴까지 겹치면서 차량 이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가격제로 소비자가 일정 부분 안정세를 찾은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5월 누적 내수 휘발유 소비량은 약 3869만 배럴로 전년 동기간 대비 1.8% 증가했다. 다만 3~5월 소비량은 약 2264만 배럴로 전년 동기간 대비 보다 5.2% 감소했다. 5월 소비가 증가로 돌아섰지만 3~4월 감소폭을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을 주문하는 동시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로 당장의 소비자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유류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소비가 오히려 늘어 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국제유가도 5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011.2원으로 2000원을 넘어섰음에도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정유업계의 원유 조달 부담은 크게 늘었다. 석유협회 국내 원유도입 금액 통계에 따르면 5월 물량은 22.9% 감소했지만 배럴당 도입단가가 61.0% 급등하면서 원유 도입액(CIF 기준)은 약 83억5000만달러(약 11조700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24.1% 증가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 위기 속에서 정유사들은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현재까지 7차례 연장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정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정유사와 정부의 손실 보전 산정 기준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