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로고 ⓒ 각 사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한도를 잇달아 옥죄고 있다. 당장 부족한 대출 한도를 메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인터넷은행이 우량 차주의 첫 번째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총량 규제가 더 강화될 경우 저축은행 등 2금융권까지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들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절반 축소한다. 기존 한도에 맞춰 자금 계획을 세웠던 차주라면 당장 부족해진 최대 3억원을 추가 조달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중단해 사실상 대출 가능 한도를 줄였고,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BNK경남은행도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모기지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도 대출 한도가 수천만원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밖에 하나·신한·우리은행은 모집인 채널을 통한 이달 대출 접수를 조기 마감했고,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도 축소하는 등 은행권 전반이 사실상 '총량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은행권에서 부족한 대출 한도를 메우기 어려워진 차주들은 새로운 자금 조달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우량 차주들에게는 금리가 높은 2금융권보다 인터넷은행이 사실상 첫 번째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터넷은행에는 이미 고신용 고객 유입이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14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99점)보다 15점 오른 수치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878점에서 917점으로 39점 뛰었고, 토스뱅크도 920점에서 930점으로 10점 상승했다. 케이뱅크만 899점에서 897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우량 차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10조8387억원으로 2년 전보다 6.9% 감소했다. 신규 취급액도 3822억원으로 같은 기간 44.9% 급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총량 관리가 본격화될수록 이 같은 대출 이동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으로 이동한 우량 차주를 모두 흡수하지 못할 경우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마저 문턱이 높아질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이나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