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공사 현장. ⓒ뉴데일리DB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압박이 거세지며서 건설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2028년부터 연결자산 10조원 이상 상장 건설사는 ESG 경영 성과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친환경 건설기술 개발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건설업은 폐기물 등으로 인해 공해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친환경 기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10대 건설사들이 보유 중인 녹색기술 인증이 평균 2건에도 못 미치는 등 현재로선 기술 개발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10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녹색기술 인증 현황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녹색기술 인증 건수는 1.5건에 그쳤다.
녹색기술 인증은 정부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에너지·자원 소모와 온실가스·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공인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인증한다. 인증을 보유한 기업은 조달청 입찰 참여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녹색기술 인증서 유효 기간은 3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인증 건수는 시평 순위와 비례하지 않았다. 상위권 건설사 가운데 시평 1위인 삼성물산은 보유 중인 녹색기술 인증이 없었고 2위 현대건설과 3위 대우건설도 각각 1건씩만 보유 중이었다. 삼성물산 경우 당초 '원전 격납건물 벽체 시공 중 공극탐지 기술' 인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달 17일자로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증 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시평 8위 롯데건설로 △고내식성 엘리베이터 피트 기술(중기부) △매스콘크리트용 저탄소 친환경 시멘트 제조 및 활용기술(국토부) △배관지지용 4방향 흔들림방지버팀대 제조 및 시공 기술(중기부) △콘크리트 충전형 합성전이보 공법 기술(국토부) 등 4건을 보유 중이다.
그 외 DL이앤씨·포스코이앤씨·IPARK현대산업개발이 2건,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가 1건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8년부터 연결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의 ESG 공시가 의무화되는 만큼 건설사들의 친환경 기술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 4곳이 연결자산 10조원을 넘어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원가 상승과 건설경기 침체, 안전관리 비용 부담 등 요인이 맞물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10대 건설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평균 0.65%에 불과했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녹색기술이든 스마트건설이든 당연히 기술 투자를 늘리는 게 맞지만 현재와 같은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선 쉽지 않다"며 "R&D 특성상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고 해서 연구 성과가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ESG 공시 의무화와 그에 따른 친환경 기술 개발이 가뜩이나 높은 공사원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ESG와 친환경 경영을 기업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방향성 자체는 맞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예컨대 친환경 콘크리트 경우 내구성과 오염물질 배출 저감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가격이 일반 콘크리트보다 저렴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