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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투자 대기자금이 불과 2주 만에 26조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시장의 하방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까지 이어지면서 증시의 하방 위험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추가 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반대매매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0조8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136조8314억원에서 불과 2주 만에 약 26조원이 감소했다. 이는 4월 8일(108조833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일에는 투자자예탁금이 112조2082억원으로 전장(118조2593억원)보다 약 6조원 줄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약 2개월 반 만에 120조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이제는 110조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2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22조7470억원 순매수했다. ETF(상장지수펀드)도 7조3317억원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주식과 증권상품에 투자하거나 일부 자금을 인출하면서 예탁금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빚을 내 투자하는 규모는 여전히 역대급이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8일 기준 37조2000억원에 달한다.
신용잔고는 지난 3월 말 32조9226억원에서 지난달 말 37조3282억원으로 3개월 만에 약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어 지난 2일 기준 37조7187억원으로 이달 들어 2거래일 만에 4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지난 5월29일 처음 38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현금은 줄어드는데 신용투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여윳돈으로 투자하기보다 차입을 통한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시장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58조733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달에도 14조1866억원 순매도가 누적됐다. 최근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음에도 뚜렷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예탁금 감소와 역대급 신용융자, 외국인 매도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 상황을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SK하이닉스 ADR 상장 이후 외국인 수급 변화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상장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최근 매도는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의 하락 추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예탁금이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신용융자잔고는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되면서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