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 그룹 및 회사 주요 경영진이 10일(미국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ADR 상장 기념 '오프닝 벨(Opening Bell)' 행사에 참석한 모습ⓒ유튜브 캡처
SK하이닉스가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의 재점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수십 년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고질적인 '호황·불황(Boom and Bust)' 주기가 AI 붐을 기점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 데뷔한 SK하이닉스는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 대비 13.08% 급등한 168.4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오프닝 벨을 울리며 거래 개시를 알렸다. 최 회장은 CNBC와 블룸버그 TV 등 주요 경제 매체에 잇따라 출연해 향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지 언론은 일제히 '화려한 데뷔(Spectacular Debut)'라는 수식어를 동원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역사적 상장은 메모리 산업이 과거와 같은 극심한 경기 순환형 산업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시장의 베팅"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 체제에서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 계약이 늘어난 점이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어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합병, 채권단 관리, SK그룹 인수 등 다사다난했던 과거를 조명하며 "놀라운 재기 스토리의 정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다소 둔화 조짐을 보이던 AI 투자 심리에도 다시 불이 붙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상장이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였으며, 증시 전반의 AI 투자 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반도체주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관련 투자를 향한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로 꼽았다.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도 낙관적이다. 그레이트 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즈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려있는 투자처"라고 진단했다. 영국 투자 플랫폼 AJ 벨의 댄 코츠워스 책임자 역시 예상보다 강력했던 공모 수요를 근거로 들며 "메모리 반도체 랠리가 아직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