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소재 보령빌딩. ⓒ보령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는 보령이 글로벌 항암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오리지널 항암제 인수에 이어 자체생산과 글로벌 판매,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성장투자 과정에서 차입금과 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확대된 사업 기반을 수익 창출로 연결해 투자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주요 체크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보령은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576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2515억원보다 2.41% 증가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253억원에서 17.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큰 폭의 수익성 개선 이후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카나브' 약가인하 소송 관련 회계적 영향을 반영하고도 매출 2553억원(+6.15%), 영업이익 201억원(+84.6%, 이상 전년동기대비)을 기록한 바 있다.
회계적 영향을 제외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34억원, 291억원이다. 고마진 품목 성장과 판관비 효율화 등으로 영업이익률도 전년동기 4.53%보다 3.36%p 상승한 7.89%를 기록했다. 보령은 당시 약가인하 소송 관련 시장 우려에도 성장을 이어가면서 사업구조와 펀더멘탈의 견고함을 확인한 분기라고 평가했다.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글로벌 항암사업 확대에 따른 실적 기여 여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보령은 지난달 사노피와 체결한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거래를 종결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독일, 스페인, 남미, 중동 등을 포함한 19개 국가·지역에서 판권과 유통권, 허가권, 생산권, 상표권 등을 확보했다.
최종 계약 규모는 최대 1억7000만유로(약 2796억원)다. 탁소텔 판매가 6월 시작된 만큼 하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에 이바지하게 된다.
탁소텔은 보령이 추진해온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품목이기도 하다. 앞서 보령은 일라이 릴리로부터 췌장암·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젬자'와 폐암 치료제 '알림타' 등 오리지널 항암제 사업권을 확보한 뒤 자체생산과 제형 개선을 통해 제품경쟁력을 높여왔다.
1분기 젬자와 알림타의 합산 매출은 126억원으로 전년동기 47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젬자의 경우 액상 제형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알림타도 자체생산체제 전환과 액상 제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 측은 1분기 보고서에 "기존 인수품목 공급 본격화로 관련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영역은 글로벌 CDMO로도 확장되고 있다. 보령은 2024년 대만 로터스와 계약을 체결한 뒤 품질검증과 허가절차를 거쳐 5월 알람타 물량 공급을 시작했다. 오리지널 제품의 생산기술 내재화와 품질관리, 제형 개선 역량을 외부 수주로 연결한 첫 글로벌 CDMO 사례다.
보령 측은 "글로벌 공급망 내 안정적인 항암제 생산역량 확보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생산기술을 자체 생산시설에 전량 소화할 수 있도록 내재화한 역량과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카나브 패밀리와 신규 품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1분기 카나브 패밀리 처방실적은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했고, 엘(L) 패밀리 매출은 40.9% 늘었다.
지난달 3제 복합제 '카나브젯'을 출시하면서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항암분야에서도 5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다사킨'을 출시했으며 상반기 전문의약품 허가도 만성대사질환과 항암·신장질환 등 주력 질환군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보령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만성질환 및 항암분야 중심의 기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필수의약품 공급역량 확대 및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은 과제다. 1분기 차입금은 2969억원으로 전년동기 1557억원에 비해 73.1% 급증했으며 부채는 같은 기간 3489억원에서 5282억원으로 51.3% 늘어났다. 차입금의존도(30.8%)와 부채비율(60.4%)도 각각 전년동기대비 10.7%p, 15.4%p 상승했다.
신규 LBA 품목 도입과 신사업 관련 지분투자, 글로벌 CDMO사업 확대 등 성장전략 추진 과정에서 추가 자금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재무 레버리지가 높아진 것과 동시에 유동성 지표도 개선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2561억원)은 1분기 기준 3년 연속 증가해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고, 유동비율(261%)도 3년 연속 상승하며 10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유빈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수익성 하방요인이 존재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신규 투자 관련 대규모 자금소요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나, 개선된 이익창출력 등을 기반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