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로이터. REUTERS/Nicolas Economou/File Photo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은 이번주 JP모건을 시작으로 ASML·TSMC·씨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실적 발표와 AI 수요, 빅테크 CAPEX 확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가는 레버리지 자금 청산과 차익실현이 조정을 키우고 있지만 구조적 약세장보다는 매물 소화 국면에 가깝다며, 실적 전망치 상향이 확인돼야 추세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7.57% 하락한 7475.94에 마감했다. 이날은 오전 1% 넘게 떨어진 730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6900~79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을, 하락 요인으로는 중동 전쟁 재발, AI CAPEX(설비투자) 둔화 우려, 차익실현 매물 출회를 꼽았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시 정면 충돌했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한 뒤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며 남부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부터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에 나섰다. 이 같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가격은 현재 3% 넘게 급등하고 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쏠리고 있다. 오는 14일 JP모건, 씨티,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금융회사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한다. 이어 반도체 업종에서는 15일 ASML, 16일 TSMC와 씨게이트가 잇달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뿐 아니라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주목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예상대로 이어질지, 빅테크들의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될지가 하반기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는 당분간 코스피가 넓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시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율이 정점을 통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반영하며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다.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전망치가 다시 상향 조정되고 AI 수요 지속, 빅테크들의 CAPEX 확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구글(23일), 마이크로소프트(30일), 아마존(31일) 등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주로 투자 자금이 집중됐던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심리가 악화될 경우 레버리지 자금 청산과 차익실현이 맞물리면서 펀더멘털과 무관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구조적인 약세장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AI CAPEX 둔화 우려와 이익 증가율 둔화 가능성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됐고, 기업들의 절대적인 이익 수준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일부 레버리지 자금 청산이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매물 소화 과정으로, 주가는 저점에 근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당분간 넓은 범위의 박스권 흐름을 거친 후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반도체 실적 증가율의 피크아웃 여부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매물 소화를 위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의 추세적인 재상승을 위해서는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AI 수요 지속 및 빅테크의 CAPEX 확대를 뒷받침하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