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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일 급락한 여파로 지난 9일 반대매매 규모가 1422억원까지 불어났다. 빚투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무더기로 강제 처분된 탓이다.
13일 증시에서 코스피가 장중 4% 가까이 떨어지고 개미들이 보유 중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200만원이 붕괴되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발을 담근 개미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8% 넘게 떨어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7%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역대급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락장이 재현될 경우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 속에 특정 섹터에만 돈이 몰리는 시장 흐름에서는 자칫 빚투를 했다 하락장 국면에 접어들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반대매매 규모가 커질수록 지수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지수 하락 시 반등에 베팅하는 빚투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질 우려도 큰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42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비중은 10.2%로 전날인 8일(2.5%)보다 4배 이상 뛰었다.
앞서 7일 반대매매 비중은 2.2%(317억원)였다. 사흘 새 비중이 2%대에서 10%대로 치솟은 셈이다. 반대매매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9일(10.5%, 1698억원)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322억원으로 전날(1조3911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현재 3%대 하락한 7200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지수가 하락폭을 키울 경우 빚투 개미들의 반대매매는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T+2)까지 대금을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동시호가에 시장가로 강제 처분해 대여금을 회수하는 조치다.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지며, 통상 결제일 다음 날 오전 장 시작 전후에 집행된다.
돌이켜보면 반대매매 급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5일(9.1%, 1662억원), 8일(8.2%, 1391억원)에 이어 9일에는 10.5%(1698억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대체로 1~3%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23일 코스피가 9.99%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여파로 다음 날인 24일 반대매매 비중이 7.5%까지 재차 튀어 올랐다.
올해 두 자릿수 반대매매 비중을 기록한 건 6월 9일과 지난 9일 두 차례다.
◆ 반도체發 이틀 연속 패닉장이 도화선
반대매매 급증의 배경에는 7~8일 이틀간 이어진 증시 패닉이 있다. 7일에는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재료 소멸성 매물이 쏟아지며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는 이날 4.91% 급락했다.
다음 날인 8일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과 미국의 이란 공습 소식이 겹치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다시 발동됐고 코스피는 5.35% 추가 하락했다. 이틀간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넘게 흔들린 셈이다.
9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3%대 반등했으나 오후 들어 AI 투자 지속성 우려와 미 · 이란 지정학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낙폭을 대부분 반납, 결국 0.62% 오른 7291.9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이날도 장중 7063선까지 밀렸다가 막판 대형주 매수에 힘입어 간신히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만 보면 소폭 반등에 그쳤지만 이틀 연속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무너진 계좌들의 결제일(T+2)이 하필 9일에 몰리면서 반대매매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 예탁금 · 신용융자 동반 감소 … "돈이 시장을 떠난다"
문제는 반대매매를 방어할 실탄인 투자자예탁금마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139조694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달 9일 107조1279억원까지 감소했다. 한 달여 사이 32조5669억원(23.3%)이 빠져나간 셈이다. 특히 8일(110조8744억원)에서 9일 사이 하루 만에도 3조7465억원이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와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5월 29일 처음으로 38조원을 넘어선 뒤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하락 전환해 7월 9일 기준 36조6336억원까지 줄었다. 고점 대비 약 2조원(5.2%) 감소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연간 일평균(20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5% 이상 높은 수준이다. 
레버리지가 줄어드는 긍정적 신호로 보일 수 있지만 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반대매매를 통한 강제 청산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석이 달라진다. 예탁금과 신용융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것은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보다 손실을 감수한 채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응은 아직 시행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주요 증권사 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을 소집해 신용융자 · 미수거래 리스크 관리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당부했다. 
당시 신용융자 자기자본 규제를 강화하고 별도 규정이 없는 미수거래도 신용융자와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규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 반대매매 비중은 다시 두 자릿수로 재현됐다. 시장에서는 예탁금과 신용융자가 함께 줄어드는 상태에서 변동성 장세가 재차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가 낙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7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와 이란전쟁발 불확실성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기간 프리미엄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비우호적인 매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