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근거로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 국면 진입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 안팎에선 특정 산업의 호황을 국가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수 부진과 저출산·고령화, 가계부채, 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 순환에 따른 반도체 호황을 장기 성장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영업자 연체율이 치솟고 은행권 부실 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반도체 독주가 만들어낸 겉보기 경기 상승세에 밀려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을 보이자 가계와 자영업자가 마주할 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섣부른 경기 낙관론이 아니라 아랫목에 있는 경제 주체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경제 상황에 갑자기 내릴 폭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라는 얘기다.
13일 정치권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서 "2025년은 한국 경제의 장기 추세선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한국 경제가 이른바 '동아시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정책실장은 최근 최근 두 달 동안 한국 경제를 두고 연이어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6월에는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에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2년간 역대급 초과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정 운용의 유연성을 강조했고, 반도체 호황을 전제로 국민배당금 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발언은 시장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고 대통령실도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경제지표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최근 잇따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6%로 0.7%포인트 높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도 각각 2.6% 성장률을 제시했다.
한국은행도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현재 반도체 시장을 공급 우위 국면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이 2023년 3월 이후 4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 IB들이 대체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실제 수출도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7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53.9% 증가한 29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93% 증가한 112억달러로 역시 동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내수의 버팀목인 자영업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체액도 2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불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장도 97만6000곳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대기업 실적 개선에도 내수 현장에서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출과 내수의 온도차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환율과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현실화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이 금융권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이 자영업자 연체율이 치솟고 은행권 부실 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반도체 독주가 만들어낸 겉보기 경기 상승세에 밀려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을 보이자 가계와 자영업자가 마주할 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섣부른 경기 낙관론이 아니라 아랫목에 있는 경제 주체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경제 상황에 갑자기 내릴 폭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라는 얘기다.
13일 정치권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서 "2025년은 한국 경제의 장기 추세선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한국 경제가 이른바 '동아시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정책실장은 최근 최근 두 달 동안 한국 경제를 두고 연이어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6월에는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에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2년간 역대급 초과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정 운용의 유연성을 강조했고, 반도체 호황을 전제로 국민배당금 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발언은 시장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고 대통령실도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경제지표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최근 잇따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6%로 0.7%포인트 높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도 각각 2.6% 성장률을 제시했다.
한국은행도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현재 반도체 시장을 공급 우위 국면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이 2023년 3월 이후 4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요 IB들이 대체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
실제 수출도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7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53.9% 증가한 29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93% 증가한 112억달러로 역시 동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내수의 버팀목인 자영업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체액도 2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불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장도 97만6000곳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대기업 실적 개선에도 내수 현장에서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출과 내수의 온도차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환율과 고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현실화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이 금융권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과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성장률 전망치 상향도 AI 투자와 반도체 수출이라는 특정 산업의 호조가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라며 "반도체 가격이 꺾이면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특정 산업 호황만 보고 경제를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하고 소상공인과 중견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경제 전반이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고 있고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도 산적해 있어 수출 중심 경제인 한국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적 위험요인도 그대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50%를 넘어선 정부와 19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는 금리 변동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노동생산성 역시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국가부채는 이미 상당한 수준인데도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미래 세대의 이자와 고용 부담만 키우고 있다"며 "일부 지표 개선에 심취하기보단 생산성 제고와 재정건전성 확보 등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최고 경제정책 책임자가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었다. 양 교수는 "반도체 호황만 보고 장기 추세가 바뀌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고, 경제 운영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안정과 대외 리스크, 양극화 문제를 감안하면 정책실장으로선 낙관론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라며 "반도체 가격이 꺾이면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만큼 특정 산업 호황만 보고 경제를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하고 소상공인과 중견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경제 전반이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고 있고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도 산적해 있어 수출 중심 경제인 한국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적 위험요인도 그대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50%를 넘어선 정부와 19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는 금리 변동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노동생산성 역시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국가부채는 이미 상당한 수준인데도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미래 세대의 이자와 고용 부담만 키우고 있다"며 "일부 지표 개선에 심취하기보단 생산성 제고와 재정건전성 확보 등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최고 경제정책 책임자가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었다. 양 교수는 "반도체 호황만 보고 장기 추세가 바뀌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고, 경제 운영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안정과 대외 리스크, 양극화 문제를 감안하면 정책실장으로선 낙관론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