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초기 건설 현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 AI5가 시제품 생산을 위한 마지막 설계 단계를 마치면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진행될 2나노(㎚·1㎚=10억분의 1m) 공정 양산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대형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링크드인을 통해 테슬라 AI5 칩의 테이프아웃(Tape-Out, 시제품 양산)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AI5는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향후 테슬라의 차세대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약 22조7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마친 팹리스 기업이 생산용 설계 데이터를 파운드리에 넘기는 절차다. 양산 직전 단계로 불리는 만큼 실제 생산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테일러 공장의 가동 시점을 둘러싼 관심이 컸던 만큼 AI5 프로젝트가 공장 운영의 첫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부터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한 뒤 내년부터 주요 고객사 물량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AI5는 테일러 공장에서 처음으로 2나노 공정이 적용되는 대표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 역시 차세대 AI 반도체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자신의 엑스(X)를 통해 AI5의 테이프아웃 소식을 직접 알리며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를 전한 바 있다. 당시 언급된 물량은 TSMC 생산분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 생산 일정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AI4와 AI4 업그레이드 버전, AI5, AI6, AI6.5 등 자체 AI 칩을 순차적으로 개발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AI4는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서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AI4 업그레이드 버전 역시 평택에서 제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제품은 생산 체계가 나뉜다. AI5는 삼성전자와 TSMC가 일부 물량을 분담하고, AI6는 삼성전자가 주력 생산을 맡는 것으로 전해진다. AI6.5는 TSMC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AI6 생산을 확보할 경우 첨단 공정 경쟁력 입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테슬라 프로젝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개선 여부와도 직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사업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비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핵심 고객으로 테슬라를 꼽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되고, 테일러 공장에서 AI5 출하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에는 손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빅테크 협업 확대도 점쳐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 사장과 함께 참석해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AI 반도체 및 파운드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