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40510 ⓒ뉴데일리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을 문제 삼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기한 민원이 종결 처리됐다. 수개월간 이어진 유통업계의 문제 제기가 공정위의 별도 조사나 제재 절차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민원 종결이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에 대한 적법성을 인정하거나 유통협회가 제기한 문제에 법 위반 소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정위가 구체적인 종결 사유를 공개하지 않은 데다 거점도매 정책을 둘러싼 대웅제약과 도매업계의 견해차도 여전하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유통협회가 5월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과 관련해 제기한 민원을 지난달 26일 종결 처리했다.
공정위는 접수된 민원의 내용과 증거자료 등을 검토한 뒤 사건요건을 충족하지 않거나 심사 불개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 등에 별도의 조사 없이 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다만 공정위는 개별 민원의 구체적인 종결 사유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번 민원이 어떤 사유로 종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민원은 대웅제약이 3월 도입한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에서 비롯됐다.
대웅제약은 전국을 권역별로 나눈 뒤 일정 기준을 충족한 도매업체를 거점도매로 선정했다. 기존 다단계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예측과 배송관리시스템(TMS)을 활용해 의약품 재고와 배송 현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 대웅제약과 직접 거래해온 도매업체들은 거점도매 도입 과정에서 거래 관계가 축소되거나 종료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유통협회는 대웅제약이 일부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기존 거래처를 배제한 것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거절이나 차별적 취급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정책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배송과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콜드체인 관리 수준을 강화하기 위한 유통구조 개편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도매업체도 거점도매를 통해 대웅제약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의약품 공급 자체가 차단되는 구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갈등은 유통협회가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확대됐다. 유통협회는 대웅제약의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공정위가 이번 민원을 종결하면서 유통협회의 문제 제기는 별도의 사건 조사나 제재 절차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위가 거점도매 정책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공개하지 않은 데다 대웅제약과 도매업계가 유통구조 개편을 두고 여전히 다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정책을 의약품 유통효율화와 공급망 관리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도매업계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기존 거래업체의 거래권과 생존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유통업계의 추가 대응 여부가 향후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