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 29일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와 '인도네시아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사업' 협의의사록(ROD)을 체결했다. 사진은 아널드 A. P. 리티아우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 수자원총국장(왼쪽)과 오영인 한국농어촌공사 인도네시아 사무소장이 협의의사록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국농어촌공사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에서 인프라 건설을 넘어 사후 운영 역량까지 지원하며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시설 건설에 그치지 않고 안전관리 기술과 제도까지 함께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국형 ODA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다.
◇인니 까리안댐, 기술 이식으로 지속가능 협력 완성
농림축산식품부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인도네시아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한국이 사전타당성조사부터 설계·감리, 시공까지 맡은 까리안댐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주요 댐이 대상이다. 디지털 기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ODA 후속 사업이다. 
이번 ODA 후속 사업의 중심이 되는 까리안댐은 인도네시아 반텐(Banten)주에 위치한 국가 핵심 수자원 인프라다. 자카르타 수도권의 물 부족 해소와 홍수 피해 방지, 농업용수 공급을 동시에 달성하는 '1석3조' 효과를 목표로 건설됐다. 
까리안댐은 20년간에 걸친 한국과 인도네시아 협력의 결실이자 개발협력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2004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사전 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투입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가 설계와 감리를 맡았고 우리 기업들이 시공에 참여해 댐을 완공했다. 
2024년 공식 운영을 시작한 까리안댐은 인도네시아의 물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자카르타 서부와 반텐주 약 400만명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약 2만3000ha 달하는 농경지에는 관개용수를 제공하고 있다. 
자카르타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도수로와 정수장 사업도 한국의 다양한 협력 방식을 통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까리안댐 사업은 사전타당성조사부터 건설, 후속 인프라 구축까지 여러 협력 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대형 댐의 경우 준공이 곧 끝이 아니다. 수십 년간 안전하게 운영·관리하려면 실시간 계측과 모니터링, 위험도 평가, 비상대응체계, 전문인력 양성 등 종합적인 안전관리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현지 운영 역량과 관리 체계가 함께 전수돼야 댐의 안전성과 활용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이번 사업은 안전관리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요와 시설 건설 이후 운영·관리 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려는 농식품부의 정책 방향이 맞물리면서 추진됐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인도네시아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도 본격화됐다. 
▲ 한국이 사전타당성조사부터 설계·감리, 시공까지 맡아 완공한 인도네시아 까리안댐 전경.ⓒDL이엔씨
◇디지털 기반 상시 안전 관리 체계 구축 
한국은 오랜 기간 축적한 댐 운영 경험과 디지털 기반 안전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이를 인도네시아의 제도와 관리체계에 접목해 디지털 기반의 상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리하는 240개 댐의 안전·운영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 이 중 10개 시범댐에는 수위계, 강우계, 지진계, 변위계 등 각종 계측기를 설치하고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모니터링 센터를 구축한다. 
댐 상태를 한 화면에서 24시간 감시하고 이상 징후 감지 시 즉시 경보를 발령해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위험도 평가와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현지 기술자와 공무원,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기술이전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댐을 운영·관리하고 하류 주민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시범댐에서 검증된 안전관리 시스템을 인도네시아 전역의 주요 댐으로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 축적된 계측자료 데이터는 향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분석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로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력을 높이고 인도네시아의 국가적 물관리 역량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인도네시아 까리안댐 운영시스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는 문경덕 농림축산식품부 서기관(오른쪽) 및 조사단 모습.ⓒ농림축산식품부
◇댐 안전관리로 협력 새 단계 … 한국형 ODA 확장
한국형 ODA는 인도네시아의 수자원 관리 역량을 한 차원 높이는 핵심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는 양국이 '인도네시아 댐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사업' 추진에 합의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협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이날 아놀드 A.P. 리티아우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 수자원총국장은 "이번 협력이 인도네시아 댐 안전관리 체계의 현대화와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기반 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운영관리 기술과 제도, 전문인력 양성을 함께 지원하는 한국형 ODA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상호 농식품부 국제농식품협력관은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가 간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한국형 댐 안전관리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의 자립적인 댐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고 물관리 분야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