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사장단 ⓒ정상윤 기자
15일 낮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 잔뜩 흐린 날씨 속에서 2026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인공지능(AI) 전략과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물었지만 대표들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아낀 채 회의장으로 향했다.

이날 메인 통로를 통해 입장한 대표는 상반기 VCM 때보다 눈에 띄게 적었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계열사 대표는 10명에도 못 미쳤다.

신동빈 회장과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을 비롯한 상당수 참석자는 지하 주차장 등 별도 출입구를 이용해 회의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낮 12시30분께 주우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섰다. 이후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박재영 롯데JTB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정기호 롯데상사 대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김대일 코리아세븐 대표 등이 차례로 회의장으로 향했다.
▲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VCM 공동취재단


취재진은 이들에게 "신 회장이 AI를 강조했는데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느냐", "신 회장에게 제시할 경쟁력 제고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사업 계획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지만 메인 통로를 지난 참석자들은 모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주요 실장,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한다. VCM은 롯데 경영진이 모여 그룹의 경영 방침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회의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상반기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경영 방침을 공유한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앞서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근 우리가 마주한 엄중한 경영환경은 그룹 핵심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강조한 바 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 김대일 코리아세븐 대표 ⓒVCM 공동취재단


회의에 앞서 그룹의 인공지능 전환(AX) 추진 현황과 현업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AI 에이전트 전시도 마련됐다.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AI 비서를 비롯해 가격 모니터링과 수요예측,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10여개가 공개됐다.
회의는 미래학자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더그 스티븐스의 강연으로 시작한다. 롯데가 VCM에 해외 연사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스는 글로벌 기업의 전략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AI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시장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이어 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그룹의 하반기 경영 전략을,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재무 전략을 각각 발표한다. 식품·유통·화학·호텔 부문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사업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한다.
신 회장은 회의 마지막에 하반기 그룹 경영 방침을 밝히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리더십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