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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지방과 수도권 외곽의 일부 공공분양 단지는 계약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착순 계약을 반복하고 청약통장과 무주택·소득·자산 기준까지 없앤 데 이어 계약자를 소개한 공인중개사에게 수백만원의 분양유치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나왔다.

16일 LH에 따르면 광주선운2 A-1·A-3블록 신혼희망타운은 지난 6일 선착순 계약을 다시 공고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신청자가 원하는 동·호수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계약을 진행한다.

공공분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분양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이다. 공공임대와 달리 계약자가 분양대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민간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제도의 주요 목적이다.

광주선운2는 2022년 5월 전체 741가구 가운데 잔여 물량 220가구를 추가 모집했다. 2025년 4월에도 전용 55㎡ 104가구를 다시 공급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잔여 동·호수 공개와 선착순 계약이 이어졌다. 전용 55㎡ 평균 분양가격은 주택형별로 2억6897만~2억7604만원이다.

인근 민간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선운리버프라임 전용 66㎡ 최근 실거래가는 2억8200만원이다. 광주선운2 전용 55㎡보다 약 11㎡ 넓지만 가격 차이는 596만~1303만원에 그쳤다. 선운리버프라임 전용 74㎡도 지난 6일 3억원에 거래돼 광주선운2와의 가격 차이는 2396만~3103만원 수준이다.

부산범천2 1블록 '서면서한이다음'도 지난 2월 12일부터 잔여 가구 선착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LH는 지난 13일 기준 남아 있는 동·호수를 다시 공개했고 계약 기간도 오는 12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이 단지는 2024년 5월 공공분양 394가구 가운데 176가구를 잔여 물량으로 다시 공급했다. 같은 해 9월에는 127가구, 지난해 5월에는 120가구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진행했다. 거주지역과 청약통장, 주택 소유 여부, 소득·자산, 과거 당첨 여부를 따지지 않고 4년 전 최초 분양가격을 적용했지만 올해까지 잔여 가구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2024년 1월로 예정됐던 입주도 2025년 2월로 13개월 미뤄졌다. 지하층 공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3배 많은 암반이 발견된 데다 자재가격 상승과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에 따른 수급 차질이 겹쳤다. 

LH는 부산범천2 잔여 가구 계약자를 소개한 공인중개사에게 가구당 480만원의 분양유치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공인중개사와 LH 주택 계약자·소유자·거주자까지 지급 대상에 포함했지만 5월 26일부터 공인중개사에게만 유치금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했다.

부산지역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다. 지난 5월 부산 미분양 주택은 8292가구로 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2945가구로 전월보다 22가구 늘었다. 

양주회천 A18·A21블록은 지난달 30일 입주자 모집을 다시 공고하면서 거주지역과 청약통장, 주택 소유 여부, 소득·자산, 과거 당첨 여부를 모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급 물량은 A18 13가구와 A21 1가구 등 총 14가구다. 순번 추첨 계약 뒤 남은 주택은 오는 30일부터 선착순으로 공급한다.

양주시 전체로는 미분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양주시 미분양 주택은 2446가구로 집계됐고 HUG는 이달 양주시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다시 지정하기도 했다.

이들 단지의 계약 상황은 공공분양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요가 몰리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광주선운2와 부산범천2는 여러 차례 추가 모집에도 잔여 물량이 남았고, 양주회천은 전체 물량의 극히 일부지만 이를 처분하기 위해 공공분양에 적용하던 기본 청약 기준을 대부분 없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분양이라고 무조건 계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방은 주변 기존 아파트 가격도 낮고 새 아파트 공급도 많아 몇천만원 싸다는 이유만으로 수요자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통장이나 소득 기준을 없애도 실제 그 지역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부족하면 계약이 크게 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공분양이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과 가격"이라며 "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지역에 주택을 공급했거나 주변 시세보다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경우 수요가 붙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자체의 차이는 크지 않다"며 "광주처럼 투자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실수요가 공급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데, 실수요보다 공급이 많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