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 유튜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장기 채권 추심 논란이 불거진 '상록수 사태'에 대해 금융사 대표들은 존재조차 몰랐다며, 20년 넘게 이어진 가혹한 추심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가 아닌 금융사들의 관리 부실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상록수유동화전문회사가 20년 넘게 채권을 관리해 왔고, 이에 대해 카드사 대표들에게 얘기해 보니 존재하는지도 몰랐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아니라 관심과 관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날 진행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연체채권 탕감을 두고 불거진 도덕적 해이 논란과 관련해 '무책임한 선동' 이라며 "금융사들이 가혹하게 추심하는 행위야 말로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동조하며 "도덕적 해이 문제가 아닌 금융사들의 관심의 문제로 시스템을 통해 내재화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도 장기 연체 채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감당하기 어렵다면 사회적으로 질서 있게 정리하고 다시 새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들이 존재한다"며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경우에도 기업 회생 파산처럼 개인도 회생·파산 제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들도 언제까지 연체자를 좇아다닐 것이냐"며 "기대이익을 바라고 추심을 하다보면 잔인해지는 건데,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용할 수 있는 채무조정, 탕감 등 제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바는 이러한 채무자 보호 정책을 일시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항구화를 하는 것"이라며 "현재 조기 채무조정, 금융사 채권 책임 의무 등의 제도를 통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을 투입해 개인의 빚을 갚아주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7년 이상, 5000만원의 소액의 빚을 진 채무자들을 장기적인 추심으로 끌고갈 것인지 아니면 한번 정리 후 다시 사회에서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귀시키는 게 나을 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며 "결국 한번 정리 후 경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사회가 다시 선순환의 길로 갈 수 있는 방향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상록수 유동화전문회사 사태의 해결 과정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카드사 대표들은 이에 대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라며 "이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아니라 관심과 관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일 대표들을 다시 불러 얘기를 했고, 모두 새도약기금에 팔겠다고 말해 정리가 됐다"며 "20년 넘게 버텨오던 분들이 하루만에 해결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 문제로 논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도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다 같이 모여 협의 중"이라며 "관련 대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래 일시정지 등의 대책에 대해서는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급등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기 수요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극도로 심화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시장 불안의 배경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과 국내 증시 반도체주의 비중 확대를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산업이 짧은 기간 내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기대 등이 교차하며 출렁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다 보니, 충격을 받을 때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면적이 넓어졌다"며 관련주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증시가 반도체 변동성에 노출되는 정도가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시장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장기투자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같은 경우도 외국인 장기자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연금, ISA 등 장기로 분산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믿을 만한 기업들을 산업정책을 통해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주가치 보호가 잘돼 기업 장기성장에 베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