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한의사협회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가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내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 당장 직면한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의 일차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의사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보건의료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20일 "최근 보건복지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의대 정원 확대 및 지역의사제 운영방안에 대해 국민 건강권 보호 차원의 의미는 인정하면서도 당장 발생하고 있는 의료소외지역의 공백을 해결할 즉각적인 대책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은 2027년부터 의대 증원이 시작되더라도 지역의사제가 실질적인 성과로 체감되려면 최소 10년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짚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방안은 미래를 위한 대책일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의료소외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 현안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보다 앞서 지역의사제를 도입한 일본의 선례를 들며 이 제도가 지역의 부족한 '일차의료'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통계로 입증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발표한 '의사 인력 정책의 쟁점과 KAMC의 대안(2023)'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의 지역의사 국시 합격자 중 82.4%(1,841명)가 의무를 이행 중이었으나 이들 가운데 90.5%가 지역 내 대학병원이나 중심병원에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 내 중소병원에서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는 4.2%에 불과했다. 즉, 지역의사제가 정착되더라도 인력이 대형병원으로 쏠려 농어촌 보건지소 등 최일선 일차의료의 공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한의협은 현재의 의료취약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세 가지 실효성 있는 단기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우선 농어촌 보건의료수가 시범사업에 한의사 및 한의과 공중보건의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한의협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의과(양방) 공중보건의는 600명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급감해, 공보의 1인이 3개 이상의 보건지소를 담당하는 실정이다. 
현재 약 1000명에 달하는 한의과 공보의를 ‘농어촌 보건의료 수가 시범사업’에 편입해 활용한다면 행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취약지 고령층에게 원활한 일차의료를 즉각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대책은 정부의 일차의료 강화 정책 내에 한의사를 편입시키는 것이다. 
국정과제에 포함된 어르신·장애인 한의주치의제를 조속히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검증 체계를 구축해 일차의료 내 한의사의 역할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 일차의료 인력을 한의사로 충당하면 의과 인력을 보다 시급한 필수·응급의료 분야로 재배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지막으로 한의사의 국가 일차의료 정책 효과성 평가를 위한 진단기기 규제 개선이다. 한의협은 한의약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X-ray, 초음파, 혈액검사, 뇌파계 등의 급여화가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사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되 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의료 현장의 공백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사안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전국의 3만 한의사들을 일차·필수·지역의료에 적극 투입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