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 5월 21일 전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시절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대폭 삭감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예산과 정책을 총괄했던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이 취임 두 달여 만에 '비밀 행정'과 불통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예산 삭감 책임론과 현재 정보 비공개 논란이 맞물리면서 문 청장 인선의 적절성과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성요 청장은 지난 5월 중순 새만금개발청장에 임명됐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발을 내딘 그는 국토부 정책기획관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국토도시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면서 정책 기획 및 도시개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청장으로 영전했다.
문 청장의 이력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 2023년 하반기 국토부 기조실장을 맡았던 시기다. 당시는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정부가 2024년도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을 부처 요구액 대비 약 78% 삭감한 시점과 맞물린다. 
국토부 기조실은 부처의 예산 편성과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로, 문 청장은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기조실장을 맡으며 해당 시기 예산 편성 업무를 총괄했다.
물론 당시 새만금 예산 삭감이 문 청장 개인의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잼버리 사태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뀐 데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사와 관계부처 협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종 예산 역시 기재부 심사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다만 새만금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과정에서 국토부 예산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 정권이 바뀐 뒤 새만금 개발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임명됐다는 점은 인사의 당위성에 큰 의문을 남기는 대목이다. 특히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한 지역사회의 상처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시 국토부 예산 총괄 책임 라인의 인사를 개발청장에 임명한 것은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을 부르는 동시에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 청장의 최근 이력도 관심을 끈다. 그는 국토부를 떠난 뒤 올해 초 전문건설공제조합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번에 다시 차관급인 새만금개발청장으로 복귀했다. 이를 두고 고위 공직자가 유관기관을 거쳐 다시 정부 요직으로 복귀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 독점 논란에 '새만금비밀청' 비판까지 … 대통령까지 나서 "소통 잘하라"
문 청장의 과거 이력이 재조명되는 데에는 취임 이후 두달 간 새만금개발청의 폐쇄적인 행정 관행이 도마 위에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새만금 기본계획(MP) '재재수립'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새만금청이 관련 정보를 독점하며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를 논의구조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잼버리 파행 이후 약 30억원을 들여 새만금의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며 기본계획 재수립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민자 유치 등 애매모호한 상태로 갈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데 이어 올해 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9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면서 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새만금청은 수정된 기본계획을 조만간 새만금위원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 과정과 변경 내용은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새만금청이 사실 확인 요청에도 부서 간 책임을 떠넘기는 등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며 "1급 비밀만 다루는 '새만금비밀청'이냐"는 비판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방정부와의 협치 과정에서도 새만금청이 '보안 유지'를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물론 일선 시·군과도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지역 공직사회에서는 '역대급 불통'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불통 논란은 급기야 대통령이 직접 당부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만금개발청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현대차 새만금 투자 효과 홍보 등과 관련해 공직자의 책임을 강조하며 "책임지지도 못할 얘기를 누구 기분 좋으라고 해놓고 나중에 더 나쁜 상황을 만드는 게 가장 나쁜 행동"이라며 정확한 정보 전달과 책임 있는 설명을 주문했다.
문 청장은 이 자리에서 "새만금 매립 예정 시점을 2050년에서 2035년으로 앞당기고, 매립 면적도 30% 축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축소하고 어떤 용지 계획을 조정할지 등 핵심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매립면적 축소에 따른 농생명용지·생태관광용지·관광레저용지 조정 여부, 인구계획 변경에 따른 상하수도 계획 변경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는 "기본계획 전체가 바뀌는 만큼 핵심쟁점을 숙의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주민들에게 정보를 숨기는 이유에 의문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 청장이 과거 새만금 예산 삭감 당시 국토부의 실무 책임 라인에 있었던 데다 취임 이후에도 정보 독점과 불통 행정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까지 문 청장에게 소통을 주문한 만큼 새만금 개발의 성패는 사업 추진 속도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