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아이와 해외여행을 떠날 때는 성인용 정보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소아 의료계의 경고가 나왔다. 아이는 성인보다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사용할 수 있는 약과 예방접종 일정도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 중 아이가 설사를 한다고 지사제나 미리 준비한 항생제를 임의로 먹이기보다 경구수액제를 투여하고 혈변이나 소변량 감소·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는 권고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21일 하계휴가 해외여행을 앞둔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한 ‘휴가철 해외여행 소아 감염병 Q&A’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발생은 625건, 환자는 1만393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발생 건수는 2021~2024년 평균인 525건보다 19.1%, 환자 수는 평균 1만46명보다 38.7% 증가했다. 같은 해 해외유입 감염병 환자 633명 가운데 약 81.4%는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됐다.
협회는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는 여행 감염병 정보 중 상당수가 미국 등 해외 기준을 옮긴 것이어서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기피제 성분과 농도별 사용 연령, 지사제 사용 기준, 말라리아 예방약의 체중 기준 등이 대표적이다.
◆ 출국 전 홍역 접종력 확인 … 6~11개월도 가속접종 가능
출국 전에는 아이의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MMR) 접종력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홍역 백신을 2회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출국 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2회 접종이 필요한 경우 최소 4주 간격을 둬야 하므로 가급적 출국 6주 전부터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한 차례 접종이 필요한 경우에도 방어면역 형성 기간을 고려해 최소 출국 2주 전 접종하는 것이 권고된다.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이 불가피한 생후 6~11개월 영아는 정기접종 시기 전이라도 MMR 가속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비용은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다만 가속접종을 받았더라도 생후 12~15개월 1차 접종과 만 4~6세 2차 정기접종은 예정대로 받아야 한다.
협회는 특히 1세 미만 영아의 홍역 감염 위험을 강조했다. 범미보건기구에 따르면 올해 미주지역에서는 20주차까지 홍역 확진자 2만521명과 사망자 25명이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많은 규모다.
◆ 상비약에는 경구수액제 … 지사제·항생제 임의 투여 금물
아이와 여행할 때는 경구수액제와 체온계, 연령과 체중에 맞는 해열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반면 지사제인 로페라마이드는 보호자가 임의로 챙겨 먹이지 말아야 할 약으로 꼽혔다.
협회는 로페라마이드의 국내 허가사항상 7세 이하 영유아 투여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히 혈변이 나타난 아이에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준비해 보호자가 임의로 투약하는 것도 권하지 않았다. 여행자 설사는 세균이나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장출혈성대장균 감염과 같이 항생제 사용이 용혈성요독증후군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질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 아이가 설사를 시작하면 병원에 가기 전부터 경구수액제를 조금씩 자주 먹이고 모유수유나 분유 수유는 계속해야 한다. 사과주스나 탄산음료처럼 당분이 많은 음료는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물을 마시지 못하거나 소변량이 줄고 축 처지는 경우, 발열이나 혈변이 동반된 경우에는 검사와 수액 처치가 가능한 현지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영유아는 체중 대비 수분 필요량이 많아 성인보다 짧은 시간 안에 탈수가 진행될 수 있다.
◆ 12세 미만 모기기피제, 고농도 제품 피해야
모기기피제 역시 제품의 유효성분과 농도, 사용 가능 연령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라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은 생후 6개월 이상 소아에게 10% 이하 제품을 사용하고 10%를 초과하는 고농도 제품은 만 12세 이상부터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어른의 손에 기피제를 먼저 덜어 눈과 입, 상처 부위를 피해 발라야 한다.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차단제를 먼저 바르고 기피제를 나중에 사용한다.
향이 나는 팔찌나 스티커 제품을 모기기피제로 오인해서도 안 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모기기피제 중 팔찌형이나 스티커형 제품은 없다. 구매할 때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뎅기열 의심되면 이부프로펜 피해야 … 열 내릴 때도 주의
뎅기열 유행 지역에서 아이에게 열이 나면 해열제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고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피해야 한다. 이들 약물이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뎅기열 환자에게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열이 떨어졌다고 곧바로 회복된 것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뎅기열은 발열기가 끝날 무렵 심한 복통이나 지속적인 구토, 코·잇몸 출혈, 무기력·초조 등의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여행지에서는 끓인 물이나 개봉하지 않은 병입수를 마시고 얼음도 안전한 물로 만들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리 잘라 놓은 과일과 생채소, 상온에 오래 놓인 음식, 덜 익힌 육류와 어패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알코올 손소독제에만 의존하기보다 비누와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 귀국 후 발열·설사 땐 "해외여행 다녀왔다" 먼저 알려야
귀국 후 아이에게 발열이나 발진, 설사, 구토, 기침이 나타나면 검사와 수액 치료가 가능한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고 진료 시작과 동시에 해외여행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의료진에게는 방문 국가와 체류 기간, 모기 물림이나 동물 접촉 여부, 섭취한 음식과 물, 현지에서 복용한 약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좋다.
뎅기열은 귀국 후 약 2주, 홍역은 최장 3주 동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티푸스와 A형간염은 수주 뒤 발병할 수 있으며 말라리아는 귀국 후 수개월이 지나 반복적인 발열과 오한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여행을 겁내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어른과 다른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보호자가 좋은 마음으로 먹인 지사제나 항생제가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진료 현장에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지 설사는 국내에서 흔히 보는 장염과 원인이 다를 수 있어 의료기관을 찾는 기준을 평소보다 낮게 잡아야 한다"며 "귀국 후 아이에게 열이나 설사가 나타나면 진료실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부터 말해 달라. 그 한마디가 진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행 중 아이가 설사를 한다고 지사제나 미리 준비한 항생제를 임의로 먹이기보다 경구수액제를 투여하고 혈변이나 소변량 감소·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는 권고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21일 하계휴가 해외여행을 앞둔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한 ‘휴가철 해외여행 소아 감염병 Q&A’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발생은 625건, 환자는 1만393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발생 건수는 2021~2024년 평균인 525건보다 19.1%, 환자 수는 평균 1만46명보다 38.7% 증가했다. 같은 해 해외유입 감염병 환자 633명 가운데 약 81.4%는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됐다.
협회는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는 여행 감염병 정보 중 상당수가 미국 등 해외 기준을 옮긴 것이어서 국내 의약품 허가사항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기피제 성분과 농도별 사용 연령, 지사제 사용 기준, 말라리아 예방약의 체중 기준 등이 대표적이다.
◆ 출국 전 홍역 접종력 확인 … 6~11개월도 가속접종 가능
출국 전에는 아이의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MMR) 접종력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홍역 백신을 2회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출국 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2회 접종이 필요한 경우 최소 4주 간격을 둬야 하므로 가급적 출국 6주 전부터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한 차례 접종이 필요한 경우에도 방어면역 형성 기간을 고려해 최소 출국 2주 전 접종하는 것이 권고된다.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이 불가피한 생후 6~11개월 영아는 정기접종 시기 전이라도 MMR 가속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비용은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다만 가속접종을 받았더라도 생후 12~15개월 1차 접종과 만 4~6세 2차 정기접종은 예정대로 받아야 한다.
협회는 특히 1세 미만 영아의 홍역 감염 위험을 강조했다. 범미보건기구에 따르면 올해 미주지역에서는 20주차까지 홍역 확진자 2만521명과 사망자 25명이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많은 규모다.
◆ 상비약에는 경구수액제 … 지사제·항생제 임의 투여 금물
아이와 여행할 때는 경구수액제와 체온계, 연령과 체중에 맞는 해열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반면 지사제인 로페라마이드는 보호자가 임의로 챙겨 먹이지 말아야 할 약으로 꼽혔다.
협회는 로페라마이드의 국내 허가사항상 7세 이하 영유아 투여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히 혈변이 나타난 아이에게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준비해 보호자가 임의로 투약하는 것도 권하지 않았다. 여행자 설사는 세균이나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장출혈성대장균 감염과 같이 항생제 사용이 용혈성요독증후군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질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 아이가 설사를 시작하면 병원에 가기 전부터 경구수액제를 조금씩 자주 먹이고 모유수유나 분유 수유는 계속해야 한다. 사과주스나 탄산음료처럼 당분이 많은 음료는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물을 마시지 못하거나 소변량이 줄고 축 처지는 경우, 발열이나 혈변이 동반된 경우에는 검사와 수액 처치가 가능한 현지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영유아는 체중 대비 수분 필요량이 많아 성인보다 짧은 시간 안에 탈수가 진행될 수 있다.
◆ 12세 미만 모기기피제, 고농도 제품 피해야
모기기피제 역시 제품의 유효성분과 농도, 사용 가능 연령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라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은 생후 6개월 이상 소아에게 10% 이하 제품을 사용하고 10%를 초과하는 고농도 제품은 만 12세 이상부터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어른의 손에 기피제를 먼저 덜어 눈과 입, 상처 부위를 피해 발라야 한다.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차단제를 먼저 바르고 기피제를 나중에 사용한다.
향이 나는 팔찌나 스티커 제품을 모기기피제로 오인해서도 안 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모기기피제 중 팔찌형이나 스티커형 제품은 없다. 구매할 때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뎅기열 의심되면 이부프로펜 피해야 … 열 내릴 때도 주의
뎅기열 유행 지역에서 아이에게 열이 나면 해열제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고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피해야 한다. 이들 약물이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뎅기열 환자에게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열이 떨어졌다고 곧바로 회복된 것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뎅기열은 발열기가 끝날 무렵 심한 복통이나 지속적인 구토, 코·잇몸 출혈, 무기력·초조 등의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여행지에서는 끓인 물이나 개봉하지 않은 병입수를 마시고 얼음도 안전한 물로 만들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리 잘라 놓은 과일과 생채소, 상온에 오래 놓인 음식, 덜 익힌 육류와 어패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알코올 손소독제에만 의존하기보다 비누와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 귀국 후 발열·설사 땐 "해외여행 다녀왔다" 먼저 알려야
귀국 후 아이에게 발열이나 발진, 설사, 구토, 기침이 나타나면 검사와 수액 치료가 가능한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고 진료 시작과 동시에 해외여행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의료진에게는 방문 국가와 체류 기간, 모기 물림이나 동물 접촉 여부, 섭취한 음식과 물, 현지에서 복용한 약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좋다.
뎅기열은 귀국 후 약 2주, 홍역은 최장 3주 동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티푸스와 A형간염은 수주 뒤 발병할 수 있으며 말라리아는 귀국 후 수개월이 지나 반복적인 발열과 오한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여행을 겁내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어른과 다른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보호자가 좋은 마음으로 먹인 지사제나 항생제가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진료 현장에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지 설사는 국내에서 흔히 보는 장염과 원인이 다를 수 있어 의료기관을 찾는 기준을 평소보다 낮게 잡아야 한다"며 "귀국 후 아이에게 열이나 설사가 나타나면 진료실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부터 말해 달라. 그 한마디가 진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