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브란스병원
비용종성 만성 비부비동염(축농증) 치료에 자주 쓰이는 '경구용(먹는) 스테로이드'의 안전한 사용 기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됐다. 연간 처방일수가 90일을 넘거나 누적 용량이 1.0g을 초과할 경우 무혈성 골괴사, 폐렴 등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나민석 교수와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정인경·이명지 교수 연구팀은 비용종성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의 먹는 스테로이드 누적 사용량과 부작용 발생 위험 간의 정량적 관계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의학협회지 이비인후-두경부외과(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 IF 7.0)’ 최신호에 게재됐다.
비용종성 만성 비부비동염은 코 점막과 부비동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물혹(비용종)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코막힘과 후각 저하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급성 악화 시 염증 조절을 위해 먹는 스테로이드가 흔히 사용되지만, 장기·반복 복용 시 골다공증, 당뇨, 심혈관질환, 감염 등의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 기존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단기 사용만을 권고할 뿐 임상 현장에서 적용할 구체적인 정량 기준이 없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새롭게 진단받고 먹는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성인 환자 16만 5361명을 추적 관찰했다.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군(5만 1647명)과 조건이 비슷한 대조군(47만 2369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처방량과 부작용 간의 명확한 correlation(상관관계)이 확인됐다.
분석에 따르면 연간 처방일수가 90일을 초과한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무혈성 골괴사 위험 약 2.4배 ▲골다공증 위험 약 1.6배 ▲폐렴 위험 약 1.4배 높았다.
연간 누적 용량이 1.0g을 초과한 경우에도 전체 부작용 위험이 2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무혈성 골괴사 위험이 약 2.6배, 폐렴 위험이 약 1.5배로 뛰어올랐으며, 이상지질혈증·심부전·고혈압 위험도 함께 상승했다. 반면, 복용 간격을 두고 나누어 처방받더라도 총 누적 사용량이 많으면 부작용 위험은 동일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민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처방 횟수나 간격보다 ‘연간 누적 사용량’ 관리가 핵심이라는 점을 정량적으로 증명했다"며 "향후 비용종성 만성 비부비동염 치료에서 스테로이드 의존도를 낮추고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등 스테로이드 절감 치료 전략으로 전환해야 하는 강력한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