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이 지난달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전부 10% 넘게 올랐어. 날씨가 추워서 들여오는 비용 자체도 비싸졌고, 바닥에 전기장판을 계속 틀어서 얼지 않게 유지해야 하니까 비싸질 수밖에 없지" 관악구 신원시장 채소가게 주인 이 모씨(62세)
"저번 주까지 애호박이 1800원이었는데 이제 2500원은 줘야 해. 애호박도 다 얼어버려서 들여오는 비용도 비싸. 주말에 또 춥다니까 아마 더 비싸질 거 같아" 노원구 중앙시장 채소가게 주인 박 모씨(67세)
올해 들어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지난 7일 기자가 찾은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 노원구 상계중앙시장 등에 위치한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은 지난달 대비 1000원가량 가격이 인상된 모습이었다.
신림동 신원시장의 한 채소 가게에선 지난주 1000원대 였던 애호박이 2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갑자기 오른 물가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불만이다. 시장 안에서는 가격을 깎아달라는 손님들과 깎아줄 수 없다는 가게 점원들의 실랑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채소가게 주인 장 모씨(59세)는 "깎아 줄수가 없지, 안 그래도 마진을 최소화해 팔고 있는데 이 이상 어떻게 깎아줘. 우리가 들여오는 가격 자체가 지난주보다 훨씬 올랐다니까. 그만 깍아"라며 굽히지 않았다.
과일가게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차례상에 오르는 사과와 배의 가격이 전월대비 10% 넘게 올라 고객들과 상인들이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저번달까지 사과 5개에 3000~3500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넘게 줘야 살 수 있네요. 설도 다가오는데 너무 많이 올랐어요"라며 선뜻 구매하지 못했다.
상인들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원시장의 한 과일가게 주인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품들은 다 얼어서 팔수가 없고 새로 들여오는 상품은 가격이 엄청 올랐어요. 우리도 안 얼게 보관하려고 비닐도 치고 따뜻하게 보관하는데 날이 추우니까 얼면 버려야 하고 당최 방법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상계동 중앙시장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배를 구매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이 모씨(31세)는 "배 5개에 5000원이 넘어요. 지난주엔 4000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많이 올랐네요. 날씨가 추워서 상인분들도 가격이 오른 건 어쩔 수 없다는데 이해는 되지만 사 먹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죠"라고 말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7일 기준 소매 사과(후지·상품) 10개 평균 가격은 2만483원으로 1년 전 1만9924원보다 500원가량 올랐다.
도매의 경우 사과(후지·상품) 10kg 평균 가격은 4만2800원으로 1년 전(4만1400원)과 비교해 1000원넘게 올랐으며, 1개월 전(3만5150원)과 비교하면 7000원 넘게 가격이 급등했다.
상인들은 추운 날씨에 폐기 상품이 늘면서 발만 동동 굴렀다.
채소가게 주인 김 모씨(65세)는 "바람 통하는 곳은 비닐로 싸매고 바닥에 전기장판 깔아도 날씨가 매일 추우니까 못 파는 폐기 상품이 매일 나와요. 상품을 못 팔고 버리면 손해가 얼만데 날이 풀리기만 기다릴 뿐입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상인들은 추운 날씨 탓에 가격 인상이나 상품 보관 방법도 문제지만, 시장을 찾는 고객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 가장 큰 피해라고 입을 모았다.
신원시장에서 1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했다는 상인 이 모씨(60세)는 말보다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내 기억에는 10년 동안 날씨가 이렇게 영하 10도 밑으로 계속 내려갔던 적은 없어"라며 "아무리 막혀있다고 해도 대형마트보다는 시장이 추우니까 사람들이 잘 안 오는 것 같아. 작년이랑 비교하면 반절은 줄었다고 보면 될 거야. 설날이 다가오는데 걱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