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불황으로 항공업 종사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노(NO)재팬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업계 전반에 찾아온 위기로 각 항공사는 직원에게 휴직과 퇴직을 권고했다. 전문직 비율이 높은 업종 특성상 퇴직 후 대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직원들의 고민은 더 깊다.
5일 현재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는 희망퇴직·무급 휴직제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 전 직원이 10일간의 무급휴직을 갖기로 했다. 임원진과 조직장급은 급여 30~50%를 삭감하며, 한창수 사장은 전액 반납한다.
아시아나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서울도 상황은 같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개월 무급휴가와 임원 임금 반납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1개월의 무급 휴직제를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최대 4개월의 휴직제를 운영하고, 이 기간동안 급여의 70%만 지급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전 직원의 2월 급여 60%를 삭감했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항공도 일부 직원 대상의 휴직을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8일까지 근속 2년 이상의 승무원을 대상으로 1~3개월의 휴직 신청을 받는다.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도 무급·순환휴직 제도를 지난 달 도입했다.
항공업에 종사하는 A씨는 “회사가 어려워 희망퇴직을 받는다지만 항공 기술직으로 일하고 있어 퇴사해도 갈 곳이 없다”면서 “휴직을 하면 수입이 없어 걱정이고, 이직을 하자니 갈 곳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업계 종사자를 가족으로 둔 B씨는 “남편이 이달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복귀 후에도 삭감된 급여를 받게 될 것 같다고 들었다”면서 “당장 이달엔 수입이 없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불황 여파는 취업 준비생과 예비 조종사에게도 영향을 줬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업계 전반은 올해 신입 승무원·현장직 채용을 잠정 보류했다.
조종사 채용을 전제로 항공사 연계 교육을 받고 있는 ‘선선발 교육생’은 불안이 더 크다. 이들 사이에서는 억 단위 조종 면허를 취득하고도 일하지 못한다는 ‘비행 낭인’이라는 용어가 유행 중이다.
항공 지상조업사도 상황은 다를 바 없다. 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 계열 항공조업사는 무급휴직, 근무단축 등 본사에 준한 비상대책을 마련 중이다. 대구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일부 지역 공항은 일거리가 없어 하루 작업량이 0%에 그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계열 조업사 한국공항은 희망자에 한해 2주 이상 무급휴직을 신청받고 있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임원과 조직장이 급여 20~30%를 반납했고, 일반 직원은 한 달의 무급휴가를 가지기로 했다. 제주항공의 JAS는 일 9시간인 근무시간을 6시간으로 줄였고, 무급휴직을 검토 중이다.
항공 조업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항공편 중 60~70%가 줄어 기존 인력의 절반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잔여 연차 소진권고,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지내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