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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새도약기금에 이관할 채권 상당수가 이미 10년 넘게 연체된 채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채무자 재기를 돕겠다며 잇따라 배드뱅크를 출범시키고 있지만 정작 공공기관이 초장기 채권을 쌓아두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캠코가 보유한 새도약기금 이관 대상 채권은 총 1조 1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연체채권은 1조원으로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15년 이상 연체채권이 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0년 이상 15년 미만 채권은 3000억원이었다. 반면 7년 이상 10년 미만 채권은 1000억원에 그쳤다.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가는 채권 대부분이 이미 10년 이상 회수가 지연된 초장기 채권이라는 의미다.
차주 수 기준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전체 8만 8000여명 가운데 15년 이상 연체자는 5만 6000여명,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2만 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이상 장기연체 차주만 7만 9000여명에 달해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이번 채권들은 그동안 시효 완성, 면책, 사망, 법적 보전조치 등의 사유로 새도약기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캠코는 새도약기금과 협의를 거쳐 오는 8월까지 해당 채권 전량을 이관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는 채권 대부분이 이미 10년 이상 된 초장기 채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겠다는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이들 채권을 장기간 보유해온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채권 정리 필요성은 상록수 배드뱅크 사례에서도 드러났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상록수는 20년 넘게 채권을 보유하며 추심을 이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 약 8450억원 규모 채권을 새도약기금 등에 넘기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공공 부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캠코가 새도약기금으로 넘기기로 한 채권의 상당수가 이미 10년 이상 된 초장기 채권으로 확인되면서 공공 배드뱅크의 역할과 채권 관리 원칙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캠코가 보유한 장기채권 규모도 여전히 상당하다.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을 제외한 개인 무담보채권은 올해 4월 말 기준 8조 9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7년 이상 연체채권은 3조 5000억원, 10년 이상 채권만 2조 6000억원 규모다. 이번 이관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채무조정 전문가는 "공공기관이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장기채권을 오랜 기간 보유하는 방식이 채무자 재기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새도약기금 이관 이후에도 상환능력 심사와 장기채권 관리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