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가 은행 자산 배분의 방향을 다시 바꾸고 있다. 기업 투자와 성장산업으로 흘러야 할 자금이 다시 주식과 부동산으로 향하면서 은행 돈의 무게중심도 가계로 기울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와 실제 자금 흐름의 간극이 다시 벌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6월 개인 신용대출은 111조 6047억원으로 5월 말보다 5조 893억원 늘었고, 4월 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7조 2634억원에 달했다.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한 빚투 수요가 은행권 신용공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거래 회복, 규제 시행 전 대출 수요가 겹치면서 은행권 여신은 다시 자산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내세운 정책 방향과 달리 실제 자금 흐름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기업 부문의 자금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3.5%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해도 4.6%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0.6%)보다 개선됐다. 대기업 매출 증가율은 16.0%였지만 중소기업은 2.4%에 그쳤다.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 규모별 온도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은행 대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2조 550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기업대출이 3조 6489억원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1조 98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이후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 27조 7183억원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한 비중도 67.8%에 달했다. 실제 자금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건전성 부담도 은행의 선택을 바꾸고 있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4~0.61%로 모두 지난해 말보다 상승했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시장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과제와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은행의 자산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총자산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27.8%였다. 미국 JP모건은 14.5%, 일본 미쓰비시UFJ는 3.1%에 그쳤다. JP모건은 기업대출과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를 성장축으로 삼고 있고, 미쓰비시UFJ 역시 기업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 반면 국내 은행은 금리와 부동산 사이클이 바뀔 때마다 다시 가계대출 비중이 커지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딜레마에 놓여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가계대출 총량은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빚투 수요가 신용대출을 밀어 올리고, 기업대출은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은 대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정책이 의도한 혁신기업과 중소기업으로의 자금 공급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대출 확대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기업금융은 경기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과 자본 부담이 크다. 자금 수요가 큰 중소기업일수록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반면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수익성·건전성 관리라는 현실이 충돌하는 구조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은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자산 구조 자체를 바꾸는 문제"라며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혁신기업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6월 개인 신용대출은 111조 6047억원으로 5월 말보다 5조 893억원 늘었고, 4월 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7조 2634억원에 달했다.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한 빚투 수요가 은행권 신용공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거래 회복, 규제 시행 전 대출 수요가 겹치면서 은행권 여신은 다시 자산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내세운 정책 방향과 달리 실제 자금 흐름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기업 부문의 자금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3.5%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해도 4.6%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0.6%)보다 개선됐다. 대기업 매출 증가율은 16.0%였지만 중소기업은 2.4%에 그쳤다.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 규모별 온도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은행 대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2조 550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기업대출이 3조 6489억원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1조 98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이후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 27조 7183억원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한 비중도 67.8%에 달했다. 실제 자금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건전성 부담도 은행의 선택을 바꾸고 있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44~0.61%로 모두 지난해 말보다 상승했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시장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과제와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은행의 자산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총자산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27.8%였다. 미국 JP모건은 14.5%, 일본 미쓰비시UFJ는 3.1%에 그쳤다. JP모건은 기업대출과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를 성장축으로 삼고 있고, 미쓰비시UFJ 역시 기업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 반면 국내 은행은 금리와 부동산 사이클이 바뀔 때마다 다시 가계대출 비중이 커지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딜레마에 놓여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가계대출 총량은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빚투 수요가 신용대출을 밀어 올리고, 기업대출은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은 대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정책이 의도한 혁신기업과 중소기업으로의 자금 공급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대출 확대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기업금융은 경기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과 자본 부담이 크다. 자금 수요가 큰 중소기업일수록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반면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수익성·건전성 관리라는 현실이 충돌하는 구조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은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자산 구조 자체를 바꾸는 문제"라며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혁신기업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