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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에서 올해 들어 5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역대 기준으로는 11번째다. 특히 이번 주에만 두 차례 매매거래가 중단되면서 국내 증시 사상 초유의 사태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에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이클 변화와 맞물려 이번 변동성이 대세 하락장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10분 경 코스피시장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피가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주식 관련 선물·옵션 시장 거래도 함께 멈췄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한때 9.00% 하락한 8126.84까지 밀리며 급락세를 보였다.
앞서 오전 11시 12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장중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면서 시장 전반의 충격이 커졌다.
특히 지난 23일 지수가 910포인트 넘게 폭락한 ‘검은 화요일’ 이후 사흘 만에 또다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투자자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국내 증시 출범 이후 한 주에 서킷브레이커가 두 차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집중되면서 국내 증시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올해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미-이란 사태(3월4일), 중동발 유가 급등 영향(3월9일), 미 금리 인상 우려 등에 따른 반도체주 급락(6월8일), 미 기술주 약세(6월23일), 미 빅테크주 약세(6월26일) 등을 계기로 발동됐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만큼 조정 국면에서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횟수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올해 누적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29회를 기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26회)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매일이 위기 상황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는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검은 화요일 직후 장중 한때 97.78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고, 현재도 93.30포인트 부근을 기록 중이다. 일반적인 20~30포인트대와 비교하면 3~4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대세 하락의 시작이라기보다 쏠림 현상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고, 실질적으로 쏠림현상 및 그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가 오늘의 급락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매일 변동성이 정말 높아서 피로도가 상당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홀딩 전략을 우선순위로 가져가는 게 적절하다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역대급 변동성과 반도체 업황 사이클 정점 논란을 감안하면 대세 하락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이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둔화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약 2~3년 주기로 호황·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라며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내 반도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꺾이는 신호가 보이면 주식시장은 곧바로 대세하락장에 들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