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연합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0주' 사태를 두고 진실공방에 휘말렸다. 
블룸버그는 미래에셋증권에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사측은 블룸버그의 오보라고 반박하는 상태다. 
박현주 회장이 올해를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선포한 가운데 진실공방에 시달리며 시작부터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페이스X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주문 실수로 인해 물량을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올해를 글로벌 투자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려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중장기 전략에도 시작부터 급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 수요가 몰린 11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공모주 배정이 전액 무산됐다. 
블룸버그는 원인을 월가 주관사단과의 '주문 제출 방식에 대한 오해'였다고 지적한다. 
지난 5월 중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스페이스X의 대표주관사단은 공동인수단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 등 20여 개사에 이메일을 보내 공모주 투자 수요 파악을 요청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요청에 응답하며 이를 최종 청약 주문으로 인식했으나 대표주관사들은 이를 공식 주문이 아닌 단순 '수요 의사표시(IOI)'로 간주했다. 
월가 관례에 따라 6월에 발송된 별도의 주문 입력 프로세스를 놓치면서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주문량은 '제로(0)'로 처리됐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클래스A 보통주 231만 주를 인수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배정할 계획이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9% 상승한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믿고 자금을 맡긴 국내 투자자들의 상실감과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투자자 보호 체계와 공모주 배정 무산 전 과정에 대한 정식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 미래에셋 "블룸버그 오보, 법적대응"
블룸버그 보도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은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고 블룸버그의 보도를 "확인되지 않은 출처를 인용한 악의적인 오보"라며 전면 반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5월에 고객 주문이 접수되었다고 믿고 6월에 주문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은 명백한 허구"라며 "5월은 해당 절차에 따른 수요 집계조차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라고 일축했다.  
회사 측이 밝힌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6월 초 대표주관사단이 안내한 절차에 따라 6월 5~10일 국내에서 사모배정 방식을 전제로 청약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모집된 11억 4000만 달러를 대표주관사가 안내한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으로 신청했으며 해당 대표주관사로부터 청약이 완료됐다는 '공식 확인'까지 받았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공모 물량의 최종 배정 권한이 대표주관사단에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으나, 당사의 소통 오류로 주문이 누락됐다는 식의 비방은 묵과할 수 없다"며 "당사의 명예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블룸버그 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래에셋 3.0' 원년 무색 … 침묵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미래에셋증권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통신사 블룸버그가 보도를 한 이상 회사의 글로벌 평판은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박현주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미래에셋 3.0' 비전의 신뢰도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융합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달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미래에셋 랠리 2026'에서 "AI, 증권 플랫폼, 글로벌 ETF 등 그룹의 핵심 역량을 하나로 연결해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다짐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킬러 프로덕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에퀴티 시장에서 독보적인 상품을 공급해 질적 도약을 이루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역대 최대 규모(857억 달러 조달)의 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블룸버그와 진실공방까지 휘말리게 됐다. 
미국 글로벌엑스, 국내 TIGER ETF 등을 성공시키며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428조 원을 운용하는 '글로벌 11위 운용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