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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이 닷새 뒤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시장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은 높아지지만 시장의 관심은 제도 변화보다 달러 수급에 쏠리고 있다.
1일 외환시장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은 오는 6일부터 원·달러 현물환을 사실상 24시간 거래한다. 거래는 월요일 오전 6시에 시작해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거래 마감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데 이어 해외 투자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조치다. 
정부는 역외선물환(NDF)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시장 접근성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번 제도 개편을 외환시장 인프라를 선진화하는 조치로 평가한다. 해외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다음 날 장 시작과 동시에 반영되던 '갭 리스크'를 줄이고, 역외시장에 분산됐던 거래 일부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환율의 향방은 다른 변수들이 결정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4월 1일~6월 26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00.1원을 기록했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상반기 평균 환율도 1483.1원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일 기준으로는 장중 1558.5원까지 오르며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환율을 떠받치는 핵심은 달러 수급이다. 미국의 고용과 구인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고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역시 원화 약세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갔고 최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팔자' 기조를 지속했다. 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 상방 압력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엔화 약세도 원화 가치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엔화는 달러당 162엔대를 넘어서며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와 엔화가 함께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좀처럼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은이 공개한 올해 1분기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내역에 따르면 당국은 136억 28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4분기 순매도 규모인 224억 6700만달러를 포함하면 최근 두 분기 동안 시장에 공급한 달러는 360억 9500만달러, 원화 기준 약 50조원에 이른다. 대규모 시장 안정 조치에도 환율이 요동치면서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이 급등 속도는 늦췄지만 달러 수급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이 하반기 환율 변수로 꼽는 요인도 거래시간과는 거리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법인세 납부를 위한 원화 환전,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원화 강세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24시간 거래보다 반도체 기업들의 달러 환전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를 핵심 변수로 제시하고 있다.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제도 변화다. 다만 이를 고환율 해법으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거래시간을 늘리는 것은 시장의 거래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환율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 자금 흐름과 달러 수급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도 제도보다 수급 개선에 쏠리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을 확대할 자본시장 경쟁력과 안정적인 경상수지, 기업과 연기금의 외화 수급 관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1500원대 고환율도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24시간 개장은 시장 접근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라는 의미가 크다"며 "환율은 결국 외국인 자금 흐름과 달러 수급이 좌우하는 만큼 고환율 국면을 바꾸려면 거래시간보다 수급 여건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