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쇼몽(羅生門, Rashomon)’에는 하나의 살인 사건을 두고 전혀 다른 네 개의 증언이 등장한다. 무사 부부를 습격해 남편을 살해한 산적은 정정당당한 결투였다고 말하고, 아내는 남편을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고 말한다.
죽은 남편은 무당의 입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말하고, 목격자 역시 앞선 세 사람과 다른 진술을 내놓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관객은 진실을 확인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유래한 ‘라쇼몽 효과’는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하며 증언하는 현상을 뜻한다. 심리학과 법학에서도 목격자 진술의 한계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다.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도 마찬가지다.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한 것이 맞는가’하는 의혹도 사실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논쟁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며 소리치던 이 다툼은 최근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이 지난달 25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김재환 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면서부터다.
해당 가맹점주는 김 PD가 지속적으로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매출이 줄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 PD는 ‘대패로드’ 콘텐츠를 통해 대패삼겹살이 1993년 이전부터 부산과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재판부는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제기된 사태에서, 김 PD의 콘텐츠만으로 매출 하락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대패삼겹살은 1980년대부터 이미 부산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은 여러 의혹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 쟁점이었지만, 이 판시로 인해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간 더본코리아는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해왔지만, 대패삼겹살 개발 원조 의혹에 대해서는 백 대표가 개발한게 확실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실제로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는 2018년 게시된 공지글에 ‘대패삼겹살은 1993년 백종원 대표가 개발했다’고 명확히 기재해둔 상태다. 이번 법원 판결에도 더본코리아는 해당 문구를 수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사건이 대패삼겹살 원조를 가리는 소송이 아니라 가맹점주 개인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패삼겹살 메뉴 자체를 발명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칭을 만들고 대중화했다는 취지라는 입장도 분명히했다.
다만 법원이 “대패삼겹살은 1980년대부터 이미 부산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 곧 역사의 최종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이나 다른 사건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될 수도 있고, 학계나 업계의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법원은 우리 사회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공적 제도다. 절대적 진실을 선언하는 곳은 아닐지라도, 제출된 증거와 주장들을 종합해 하나의 판단을 내리는 곳이다. 그간의 주장에 반하는 판단이 제시됐다면, 이에 대해 설명해야하는 것도 당사자의 역할이자 소비자에 대한 예의다.
오랫동안 이어진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은 어쩌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백종원 대표가 원조라고 믿을 것이고, 누군가는 법원의 판단에 무게를 둘 것이다.
라쇼몽은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의 분쟁은 언젠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사회는 그 역할을 법원에 맡겼고, 당사자들은 그 판단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법원이 판단을 내린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공방이 아니라 그 판단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다.
죽은 남편은 무당의 입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말하고, 목격자 역시 앞선 세 사람과 다른 진술을 내놓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관객은 진실을 확인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유래한 ‘라쇼몽 효과’는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하며 증언하는 현상을 뜻한다. 심리학과 법학에서도 목격자 진술의 한계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다.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도 마찬가지다. 언론인 출신 유튜버 김재환 PD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한 것이 맞는가’하는 의혹도 사실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논쟁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며 소리치던 이 다툼은 최근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이 지난달 25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김재환 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면서부터다.
해당 가맹점주는 김 PD가 지속적으로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매출이 줄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 PD는 ‘대패로드’ 콘텐츠를 통해 대패삼겹살이 1993년 이전부터 부산과 광주 등 여러 지역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재판부는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제기된 사태에서, 김 PD의 콘텐츠만으로 매출 하락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대패삼겹살은 1980년대부터 이미 부산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은 여러 의혹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 쟁점이었지만, 이 판시로 인해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간 더본코리아는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해왔지만, 대패삼겹살 개발 원조 의혹에 대해서는 백 대표가 개발한게 확실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실제로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는 2018년 게시된 공지글에 ‘대패삼겹살은 1993년 백종원 대표가 개발했다’고 명확히 기재해둔 상태다. 이번 법원 판결에도 더본코리아는 해당 문구를 수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사건이 대패삼겹살 원조를 가리는 소송이 아니라 가맹점주 개인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패삼겹살 메뉴 자체를 발명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칭을 만들고 대중화했다는 취지라는 입장도 분명히했다.
다만 법원이 “대패삼겹살은 1980년대부터 이미 부산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 곧 역사의 최종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이나 다른 사건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될 수도 있고, 학계나 업계의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법원은 우리 사회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공적 제도다. 절대적 진실을 선언하는 곳은 아닐지라도, 제출된 증거와 주장들을 종합해 하나의 판단을 내리는 곳이다. 그간의 주장에 반하는 판단이 제시됐다면, 이에 대해 설명해야하는 것도 당사자의 역할이자 소비자에 대한 예의다.
오랫동안 이어진 대패삼겹살 원조 논쟁은 어쩌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백종원 대표가 원조라고 믿을 것이고, 누군가는 법원의 판단에 무게를 둘 것이다.
라쇼몽은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의 분쟁은 언젠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사회는 그 역할을 법원에 맡겼고, 당사자들은 그 판단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법원이 판단을 내린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공방이 아니라 그 판단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