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베스팅닷컴
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 아래로 내려갔다. 간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첫 거래에서 공모가 대비 13% 넘게 급등하면서 대규모 달러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58분 기준 1499.15원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1498.72원까지 하락하며 다시 1490원대로 내려왔다. 환율이 다시 1490원대로 내려오면서 원화 강세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첫 거래에서 공모가(149달러) 대비 13.1%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77달러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ADR 흥행으로 대규모 달러 자금이 국내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환율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달러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대규모 시설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장 대금 납입 전부터 선물환 매도 등 선제적인 환헤지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은 이미 이번 주 들어 하락세를 보여왔다. 8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9.7원 내린 1498.5원에 마감하며 5월1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5월29일 이후 37거래일 만이었다.
10일에는 저가 매수세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 영향으로 1501.4원에 마감했지만, ADR 자금 유입 기대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했음에도 외국인이 1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일 외환당국의 공조 가능성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재료로 작용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KIC 도쿄지사 개소식에서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특히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저가 매수 및 호르무즈 불확실성이 환율 하단을 지지하지만, ADR 자금 유입 기대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상방을 제한했다"며 "다음주 ADR 등 초대형 달러 공급 이벤트까지 대기하고 있어 외국인 수급 개선과 달러 공급 재료가 맞물리며 달러·원 환율의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