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롯데백화점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백화점의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1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1~6월) 외국인 매출은 총 1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이 64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세계백화점 5800억원, 현대백화점 5000억원 순이었다.

다만 회사별로 집계 범위가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롯데는 백화점과 몰·아울렛, 현대는 백화점과 아울렛 매출을 합산한 반면 신세계는 백화점 점포에서 발생한 매출만 반영했다. 순수 백화점 기준으로는 신세계의 외국인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외국인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7348억원의 약 87%를 반년 만에 채웠다. 4월부터 매달 월간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만큼 이달 중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3분기 외국인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외국인 매출은 명품과 패션이 이끌었다. 상반기 외국인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0%, 패션 매출은 135% 증가했다.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140% 늘었다. 연 매출 2조원대 대형 점포인 본점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는 전체 매출의 약 70%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나왔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몰, 에비뉴엘을 아우르는 롯데타운 잠실의 외국인 매출은 120% 증가했다. 부산본점과 롯데몰 동부산점도 각각 150%, 170% 늘었다.
▲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그라운드 1주년 행사를 찾은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5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 약 6500억원의 89%에 해당한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의 국적이 다양해진 점을 매출 증가 배경으로 꼽았다. 2019년 외국인 매출에서 중국 고객이 차지한 비중은 77.5%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8.5%로 낮아졌다.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19.1%로 높아졌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기타 아시아 국가 고객 비중도 4.4%에서 14.9%로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외국인 소비 기반이 미주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넓어진 셈이다.
구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명품 매출은 129.3% 증가했다. 남성패션은 110%, 여성패션은 89.4%, 화장품은 87.3%, 식음료는 62.9% 늘었다.
점포별로는 신세계 본점 방문객 3명 중 1명이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강남점에는 상반기 120여개국 고객이 방문했다. 부산 센텀시티점의 외국인 매출은 부산항 크루즈 입항과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30%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외국인 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약 7000억원의 71%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세는 더현대 서울이 이끌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를 웃도는 더현대 서울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K팝과 패션, 뷰티, 식음료 팝업이 글로벌 MZ세대의 방문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3사는 외국인 고객을 붙잡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멤버십과 다국어 AI 통역,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관광공사 등 관광기관 및 글로벌 결제업체와 손잡고 미주와 유럽, 대만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AI 쇼핑 도우미 헤이디 글로벌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달 고객과 직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음성 번역 기능을 추가했고 이달부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지원도 시작했다. 태국 시암피왓그룹과 일본 한큐백화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등과 맺은 VIP 제휴도 중국과 유럽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