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대형마트 영업을 13일부터 임시 중단한 가운데 이날 서울시내 한 점포 앞에 임시 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대형마트 영업을 중단하면서 견련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와 부동산신탁에 투자한 저축은행들은 후순위 대출 회수율과 충당금 부담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지난 13일부터 대형마트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앞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운영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홈플러스가 회생 대신 견련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폐지된 기업이 별도의 일반 파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파산으로 넘어가는 제도로, 회생절차 중 발생한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도는 일반 파산과 비교해 공익채권 보호 범위와 변제 절차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채권자들의 이해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가 막대해 후순위로 참여한 금융회사들의 자금 회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홈플러스 주요 점포 62곳은 메리츠금융그룹이 담보신탁을 설정하고 1순위 우선수익권을 확보한 상태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임직원 임금 등을 포함해 약 1조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견련파산이 이뤄질 경우 이들 공익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우선 변제된다. 메리츠가 담보권을 우선 행사한 뒤 남은 자산으로 공익채권과 일반채권 등이 순차적으로 변제되는 구조여서 후순위 투자자의 회수율은 점포 매각가격과 청산 절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는 여러 리츠와 부동산신탁에 분산돼 있다. '대한제21호위탁관리리츠'에는 대신저축은행(100억원), KB저축은행(50억원), 예가람저축은행(47억원), 하나저축은행(30억원) 등 4개 저축은행이 총 227억원 규모의 후순위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리츠'에는 대신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각각 30억원씩 3순위 대출에 참여했다.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CR)리츠'에는 JT친애저축은행(44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26억4000만원), 금화저축은행(17억6000만원)이 후순위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은 농협은행과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신탁제126호'에 참여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전체 250억원 규모 중 자사 투자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시를 통해 확인된 저축은행의 홈플러스 관련 리츠 익스포저는 약 376억원 규모다. 여기에 보통주 투자분과 SBI저축은행이 참여한 부동산신탁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저축은행권의 전체 익스포저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관련 익스포저가 일부 존재하지만, 개별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온 만큼 업권 전반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기업여신 한도 규제를 적용받아 특정 사업장에 대규모 익스포저를 보유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관련 채권에 대한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한 만큼 업권 전체로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라면 관련 채권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적립 가능한 수준까지 최대한 쌓아뒀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파산 절차와 자산 매각 결과 등 향후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