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산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지만, K-방산이 넘어야 할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미사일을 자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맹국에 생산 면허를 내주며 생산기지를 분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격과 빠른 납기를 앞세워 완제품을 수출해 온 국내 방산업체도 핵심 무기의 생산권을 현지에 얼마나 내줄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스칼프 순항미사일과 AASM 정밀유도폭탄, 아스터 방공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자국 미사일 생산 면허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의 공습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완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직접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독일 라인메탈과 손잡고 독일에서 ATACMS 지대지미사일을 공동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밖에서 ATACMS가 생산되는 첫 사례다. 양사는 독일 운터뤼스 공장을 유럽 내 ATACMS 생산·조립·공급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패트리엇 미사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유럽에 PAC-3 요격미사일 정비시설을 설치하고 향후 현지 생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 등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산 무기를 유럽에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비와 생산 능력까지 현지에 옮기려는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된 500억달러 이상의 신규 방산 계약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졌다. 공동구매와 현지 생산, 정비시설 구축을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 동맹 내부의 생산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미사일과 탄약 부족이 심해지자 무기를 주문한 뒤 수 년씩 기다리는 기존 조달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럽은 미국산 패트리엇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자체 방공망 개발에도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10개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통합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을 출범시켰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파이어포인트가 주도하는 ‘프레이야’ 사업을 통해 패트리엇보다 저렴한 요격체계를 공동 개발하고, 유럽 기업들이 레이더와 탐색기, 데이터링크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나토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K-방산에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무기 거래를 넘어 공동 연구와 공동 생산, 공동 운용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제안했다. 한국과 나토는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도 시작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국내 기업이 나토 조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기반이 마련된다.
다만 한국이 공동 생산 구상을 제안하는 사이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이미 구체적인 생산 계약을 따냈다. 이번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공개된 주요 계약은 록히드마틴과 라인메탈, 에어버스, 사브, 레오나르도 등 미국·유럽 업체가 대부분 차지했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그동안 현지 생산을 확대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폴란드에서 K9 자주포와 K2 전차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공급한 뒤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일부 생산 물량을 이전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가 보여준 모델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핵심 무기의 생산 면허를 현지 업체에 제공하고, 정비와 추가 생산까지 현지 공급망 안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이 경우 국내 업체가 유럽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매출은 커질 수 있지만, 국내 생산 물량과 기술 통제권은 줄어들 수 있다. 현지 생산을 확대할수록 유럽 정부의 예산과 장기 구매 물량을 확보하기는 쉬워지지만, 핵심 기술 유출과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도 커진다는 얘기다. 나토 시장 진입이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니라 생산기지와 기술을 어디까지 공유할 것인지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LIG D&A의 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와 유도탄,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은 유럽 국가들이 공급망 내재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무기체계다. 국내 업체들이 현지 조립만 허용할지, 핵심 부품 생산과 정비 권한까지 넘길지가 향후 수주 경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나토 국가들은 이제 무기를 빨리 납품해 달라는 수준을 넘어 유사시 자국에서 계속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K-방산도 완제품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 보다 현지에 어떤 생산·정비 체계를 남길 수 있느냐가 수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스칼프 순항미사일과 AASM 정밀유도폭탄, 아스터 방공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자국 미사일 생산 면허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의 공습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완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직접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독일 라인메탈과 손잡고 독일에서 ATACMS 지대지미사일을 공동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밖에서 ATACMS가 생산되는 첫 사례다. 양사는 독일 운터뤼스 공장을 유럽 내 ATACMS 생산·조립·공급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패트리엇 미사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유럽에 PAC-3 요격미사일 정비시설을 설치하고 향후 현지 생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 등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산 무기를 유럽에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비와 생산 능력까지 현지에 옮기려는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된 500억달러 이상의 신규 방산 계약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졌다. 공동구매와 현지 생산, 정비시설 구축을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 동맹 내부의 생산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미사일과 탄약 부족이 심해지자 무기를 주문한 뒤 수 년씩 기다리는 기존 조달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럽은 미국산 패트리엇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자체 방공망 개발에도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10개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통합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을 출범시켰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파이어포인트가 주도하는 ‘프레이야’ 사업을 통해 패트리엇보다 저렴한 요격체계를 공동 개발하고, 유럽 기업들이 레이더와 탐색기, 데이터링크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나토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K-방산에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무기 거래를 넘어 공동 연구와 공동 생산, 공동 운용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제안했다. 한국과 나토는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도 시작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국내 기업이 나토 조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기반이 마련된다.
다만 한국이 공동 생산 구상을 제안하는 사이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이미 구체적인 생산 계약을 따냈다. 이번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공개된 주요 계약은 록히드마틴과 라인메탈, 에어버스, 사브, 레오나르도 등 미국·유럽 업체가 대부분 차지했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그동안 현지 생산을 확대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폴란드에서 K9 자주포와 K2 전차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공급한 뒤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일부 생산 물량을 이전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가 보여준 모델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핵심 무기의 생산 면허를 현지 업체에 제공하고, 정비와 추가 생산까지 현지 공급망 안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이 경우 국내 업체가 유럽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매출은 커질 수 있지만, 국내 생산 물량과 기술 통제권은 줄어들 수 있다. 현지 생산을 확대할수록 유럽 정부의 예산과 장기 구매 물량을 확보하기는 쉬워지지만, 핵심 기술 유출과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도 커진다는 얘기다. 나토 시장 진입이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니라 생산기지와 기술을 어디까지 공유할 것인지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LIG D&A의 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와 유도탄,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은 유럽 국가들이 공급망 내재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무기체계다. 국내 업체들이 현지 조립만 허용할지, 핵심 부품 생산과 정비 권한까지 넘길지가 향후 수주 경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나토 국가들은 이제 무기를 빨리 납품해 달라는 수준을 넘어 유사시 자국에서 계속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K-방산도 완제품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 보다 현지에 어떤 생산·정비 체계를 남길 수 있느냐가 수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