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직원에게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면 사업부 비용이 늘고, 적자가 이어지면 다시 성과급이 줄어드는 ‘보상의 역설’ 논란이 고용노동부로 번졌다. 회사가 새 성과급 비용을 반영하면 당초 예상했던 2027년 흑자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하자 노조는 임금교섭 당시 제시한 전망과 다르다며 고용노동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이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금협약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5월 말 임금협약을 체결한 지 50일도 되지 않아 성과급 비용 처리와 후속 합의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성과급 반영하자 2027년 흑자 전망 흔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12일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기존 성과급 체계를 기준으로 하면 2027년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새 특별경영성과급을 비용에 반영하면 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적자의 원인을 성과급에만 돌리지는 않았다.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와 기술 완성도 부족, 저수익 수주, 성숙 공정 운영 전략 미흡 등 파운드리 사업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특별성과급은 적자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인이라기보다 손익 개선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추가 비용 변수인 셈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교섭에서 DS부문의 사업성과를 토대로 산출한 금액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재원의 40%는 DS부문 공통 몫,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몫으로 배분한다. 이에 따라 적자를 기록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직원도 공통 몫을 받을 수 있다.
쟁점은 해당 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이 소속 사업부의 인건비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메모리사업부 실적이 좋아져 전체 성과급 재원이 커지면 파운드리 직원의 지급액도 늘지만, 파운드리사업부가 부담하는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성과급 재원을 만들어낸 사업부와 실제 비용이 귀속되는 사업부가 엇갈리는 구조다.
◇노조 “예상 가능한 비용, 합의 뒤 적자 원인으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회사는 교섭 과정에서 파운드리가 2027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설명했지만, 교섭이 끝난 뒤에는 성과급 비용 때문에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당시 제시한 안에도 같은 회계 처리 기준이 적용됐다면 성과급에 따른 손익 영향은 합의 전부터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합의 이후 성과급이 적자 지속의 원인으로 부각된 것은 교섭 당시 설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지난 6월 DS부문 경영진에게 비용 귀속 방식의 변경을 요구하자 회사 측은 회계 기준을 바꾸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파운드리가 적자를 기록해도 직원들이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1년간 유예된 뒤 2027년부터 적자 사업부에는 사업부별 성과급의 60% 기준이 적용된다.
노조는 성과급 비용이 적자를 늘리고, 늘어난 적자가 다음 성과급을 낮추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파운드리 손실의 근본 원인은 수주 경쟁력과 기술 완성도, 가동률 등 사업 자체에 있는 만큼 성과급만으로 적자 지속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공문에 주거안정대출 제도의 세부 안내 지연과 조합원 고소·고발 취하 합의 미이행 문제도 담을 예정이다. 임금협약에 포함된 노조 사무실 이전 합의 역시 장소와 시기, 방식에 대한 후속 협의가 진척되지 않았다며 행정지도를 요청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임금협약 이행 여부와 회사의 회계·경영 판단이 맞물려 있어 노동부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