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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3년 6개월 만에 긴축 사이클의 문을 다시 열었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한 데 이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할 때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진 가운데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으며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1.00%에서 1.25%로 함께 올렸다. 
신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의 핵심 배경으로 달라진 경기 여건을 꼽았다. 그는 "최근 성장세 확대 배경에는 글로벌 AI 확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AI 밸류체인의 핵심 국가로서 수혜를 입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전례없는 명목 GDP 증가로 이어지면서 기업이익 증가, 투자 확대, 임금 및 세수 증대 등을 통해 내수 경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6월 수출은 IT 품목의 세 자릿수 증가와 비IT 품목 회복에 힘입어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한은도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전망도 한층 높였다. 신 총재는 "지금 판단으로는 2.6% 성장률 전망은 너무 낮다"며 8월 경제전망에서 상당폭 상향 조정을 예고했다. 당초 내년 초로 예상했던 GDP갭의 플러스 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 GDP가 잠재GDP를 웃도는 시점이 빨라질수록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에 대해서는 긴축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는 앞으로 입수될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 근원물가는 2.5%를 기록했고 생활물가도 3%대 중반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공급 측 비용 압력에 더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총재는 금융안정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수도권 주택가격은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압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환시장에서도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권 가계대출은 최근 월 8조~9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도 한때 1500원대 중반까지 오르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신 총재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그는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나올 데이터가 중요한 게 많이 있어서 한쪽으로 단언할 수는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 발표될 2분기 국민소득과 다음 달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등이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신 총재는 증시 변동성에 대해서는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주식은 다른 부채, 다른 유동성 관련 지표와 달리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는 경로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취약차주의 어려움은 재정·금융정책으로 덜어줘야 한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역할을 구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