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노 모(35, 서울) 씨는 [하나은행] 서소문지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소문지점이 중앙일보 본사 내 [중앙일보지점]으로 통합됐기 때문이다.
서울 봉천동에 거주하는 주부 권 모(34, 서울) 씨는 집 근처의 [국민은행] 봉천지점과 봉천중앙지점이 통합한 것을 알게 됐다.
봉천지점과 봉천중앙지점은 큰 길 하나를 마주본 채 함께 있던 점포들인데, 최근 [봉천중앙지점]이 사라진 것이다.
“같은 은행의 다른 영업점이 가까운 곳에 두 곳 이상 있다 보니, 한 영업점을 방문했다가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인근의 다른 영업점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하지만 중복되는 지역에 영업점이 많은 것이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던 게 사실이다.
경기침체가 워낙 길어지는 탓에 은행들도 [다이어트]에 들어가는 것 아닐까”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과 영업점 재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체 영업점 수는 작년 말과 비교할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임대료가 비싸거나 영업 수익성이 낮은 영업점을 잇달아 정리하는 대신, 영업 효율화를 위해 신도시 등에는 신설 점포를 늘리면서 전체 영업점수는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중 각 은행별로 최소 3개에서 최대 10여개의 지점을 추가로 축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들어 10여개의 지점을 감축한 가운데 연내에 10여개의 점포를 더 줄인다는 계획이다.
“올 한해동안 20여개의 지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10여개의 점포를 추가로 통폐합 할 계획이다.
영업효율화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축소하고 신도시 등 고객 접촉이 많은 지역에는 새롭게 점포를 개설하는 것이다”
- [KB국민은행] 관계자
[농협은행]은 올해 9개 지점을 폐쇄하고 7개 지점이 신설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5개 지점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폐점 여부는 각 지점의 경영평가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올 들어 18개 지점을 축소했으며 하반기에도 3개 지점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외환은행]은 올 들어 9개 점포를 줄이고 8개를 새로 신설한 가운데 하반기에 2개 지점을 추가로 폐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지점수는 작년 12월 말 357개에서 올해 12월 말 354개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올해 14개 지점을 통폐합한 가운데 6개 지점을 신설했다.
[기업은행]도 올 들어 11개 출장소를 통폐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점포 운영 효율화를 위해 내부 조율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연내 8개 지점을 통폐합 하거나 재배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지점 줄이기에 나서는 이유는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는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9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44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5.7%나 줄었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8,9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순이익 4,096억원으로 54%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부진한 점포를 축소하는 한편, 유망지역에 새 점포를 내는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어 전체 점포 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 지점 수는 지난해 12월 말 949개에서 올해 9월 말 941개로 8개 줄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1,189개였던 지점이 올해 9월 말 1,187개로 2개 축소됐다.
[외환은행]은 작년 12월 말 357개에서 올해 9월 말 356개로 1개 줄었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각각 993개, 82개를 기록, 작년 12월 말과 동일한 지점 수를 보였다.
“영업지점이 모여 있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곳은 줄이고 신도시나 개발지역에는 점포를 신설하는 방향을 보이면서 지점 수 자체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신한은행]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