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 총수일가의 그림자 경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임원으로 등재해 책임경영에 나서기 보다 전문경영인이나 사외이사 등을 앞세운 뒤 막후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행태가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39개의 대기업 계열 1370개의 회사 중 총수가 직접 이사로 등재된 곳은 116개로 8.5%에 그쳤다. 지난해 157(11%)개에 비해 1년새 41개가 줄었다.
특히 삼성, SK,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신세계, LS, 대림, 태광, 이랜드, 하이트진로, 한솔 등 12개 집단의 총수는 계열사 이사로 전혀 등재되지 않았다.
총수 2-3세의 이사 등재도 8%인 109개사에 불과했다.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비율도 22.8%(312개 사)로 전년(26.2%, 375개 사)보다 3.4%p 줄어들었다.
공정위는 일부집단 총수에 대한 형사소송 진행이나 M&A 등이 총수일가의 임원 등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총수가 구속된 SK는 1년새 일가의 등재회사가 9개사가 줄었으며 같은 처지였던 한화와 CJ도 각각 7개와 5개사가 감소했다.
총수 일가의 임원 등재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이랜드(0)로 24개의 계열사 어디에도 총수나 친족이 이사로 등재된 곳은 없었다. 삼성은 73개 계열사 336명의 임원 중 총수일가는 단 1명 밖에 없었다. 한화와 신세계, 미래에셋 등도 모두 1명만이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높은 곳은 부영-세아-현대-한진중공업-대상 순이었다. 부영은 14개 계열사 중 11곳에, 세아는 21곳 중 14곳에, 현대는 18곳 중 11곳에 등재해 비율이 60%를 넘었다.
총수가 5개 이상의 회사에 직접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곳은 11개 집단이었다. 현대 현정은 회장이 11개 사로 가장 많았으며 부영·롯데 9개, 한진·대성·세아 8개, 영풍·현대산업개발 7개, 코오롱 6개, 현대자동차·한진중공업 5개 순이었다.
39개 그룹의 전체 계열사 1370개에 등재된 임원은 5688명이었으며 그 중 총수 일가는 7.7%인 438명으로 지난해 8.8% 보다 1.1%p 감소했다.
한편 대기업 계열 상장회사 대부분이 사외이사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1년 간의 이사회 안건 5718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가결되지 않은 안건은 고작 0.26% 1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