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카지노 업계가 아시아권에서도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처럼 호텔, 쇼핑몰, 국제회의 시설(MICE) '복합 리조트'로 옷은 잘 차려입기 시작했지만 덕지덕지 규제에 숨 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카지노 시장은 연 30조 규모의 독보적 1위 마카오를 필두로 싱가포르, 한국, 필리핀 등의 신흥 시장이 경쟁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주 고객 중국의 반부패 정책에 따라 비(非) 카지노 시설을 강조한 복합 리조트형 사업이 강세를 보이며 각국은 하드웨어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카지노 시장 규모는 2조9044억원으로 2016년 2조8044억원 대비 약 3.6% 성장했다. 2015년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이 크게 하락한 후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규모는 매년 상승세다.
아시아 내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필리핀은 지난해 4조원, 3조원 규모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그동안 카지노를 금지해왔던 일본은 지난해 복합리조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2020년 중 사업을 본격화한다.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등 국내에서도 복합 리조트 사업이 시작되자 한국 카지노의 해외 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4월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쇼핑몰, 호텔 등 논 게이밍(Non-gaming) 시설 투자비를 당초 예산보다 크게 늘렸다. 개장 초기 사드 이슈로 카지노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논 게이밍 시설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VIP(고액 배팅자) 위주의 수익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일본,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업계는 복합 리조트가 카지노 산업의 새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정책 변화와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국내 카지노 산업에 대해 ‘사행성’이라는 인식이 강해 관련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인천 영종 미단시티와 인스파이어 복합 카지노 사업은 감독 기관의 인허가 지연으로 예정보다 사업이 뒤처져 있는 상태다. 카지노, 호텔, 쇼핑몰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복합 카지노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해당 지자체 등 시설마다 담당 기관이 달라 인허가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주변 국가 대비 높은 카지노 세율도 부담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카지노에는 관광진흥기금, 개별소비세, 교육세, 법인세 등 개별법에 따라 다양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업계는 주변국 대비 높은 세율은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 과세 항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 조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주변 경쟁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신흥시장은 낮은 세율로 국내외 투자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카지노 사업이 외화획득,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규제개선과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 내 복합리조트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는 규제 개선을 통해 외국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