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경기 파주시 AI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AI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의 모습. ⓒ곽예지 기자
지난 5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 LG유플러스 AI 데이터센터(AIDC) 건설 현장. 공정률 약 20%를 기록 중인 공사장에서는 골조 공사와 설비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안전통로를 따라 전산 1동 내부로 들어서자 천장을 가득 메운 배관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는 콘크리트 골조만 드러난 상태지만, 향후 이 공간에는 AI 서버를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와 전력 장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파주 AIDC 건설 현장에서 차세대 AI 인프라 전략 'The ACE on Trust'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넘어 전력과 냉각, GPU 자원 운영까지 통합 관리하는 'AI 팩토리 오퍼레이터(AI Factory Operator)'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강조된 것은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환경 변화였다. AI 활용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전력 사용량과 발열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GPU 성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수년이 걸리면서 인프라 부족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상무)은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이제 시설 규모가 아니라 전체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파주 AI 데이터센터가 그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AIDC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연면적 약 15만㎡(축구장 약 21.3배)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되며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200MW 전력 공급이 가능한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다. LG유플러스는 기존 평촌 데이터센터와 함께 수도권 최대 수준의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장 맞은편에는 345kV급 변전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이 변전소와 연계해 154kV 전력선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으며, 전력망 이중화 구조를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AI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내부 모습. ⓒ곽예지 기자
◇"공랭·액랭 모두 대응" … AI 시대 겨냥한 냉각 설계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은 냉각 기술이다.
전산 1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된다. 1층은 기계실, 2층은 전기실, 3~5층은 전산실로 구성된다. LG유플러스는 설계 단계부터 AI 서버 발열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모두 지원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현장 관계자는 "고객이 공랭식을 원하면 공랭으로, 액체냉각을 원하면 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글로벌 고객사와 국내 고객사 모두 액체냉각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GPU 칩에 냉각판을 부착해 열을 직접 제거하는 D2C(Direct to Chip) 방식 액체냉각 기술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평촌센터에서 실증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제 전산실 환경에서 상용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와 협력해 구축한 액체냉각 설비는 자체 실증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약 24%의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 (왼쪽부터) 정숙경 상무, 안형균 상무, 이우정 LG유플러스 AIDC기술/운영담당이 Q&A에서 답변하는 모습. ⓒ곽예지 기자
◇냉각·배터리·전력 결집한 'One LG' … 1동은 이미 완판
파주 AIDC에는 LG그룹 계열사의 기술력이 집약된다.
냉각 설비는 LG전자가 담당한다.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D2C 액체냉각 솔루션, 프리쿨링 칠러 등이 적용된다. 전력 안정성을 위한 UPS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며, DC 800V 배전 시스템은 LS일렉트릭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여기에 AI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 시스템(DCIM)을 결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로봇을 활용해 온·습도와 누수, 먼지 등을 점검하는 자동화 운영 체계도 구축한다.
정숙경 LG유플러스 AIDC사업담당은 "LG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해 대한민국 AIDC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국산 AI 인프라 기술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는 실증 무대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역시 이미 확인됐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파주 AIDC 1동은 이미 모든 계약이 완료돼 '완판' 상태다. 회사 측은 파주 AIDC를 중심으로 자체 구축과 DBO(설계·구축·운영)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원, 연평균 AIDC 매출 15~20%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안 상무는 "AI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며 "국내 최초 IDC 사업자로서 확보한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AI 산업의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