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 후폭풍 계속…턱없는 유심 재고에 제조사들 수혜 기대↑'유심 납품' 엑스큐어 3거래일 연속 상한가…생체인식株도 급등세"SKT 재무 부담 1000억~2000억 수준…현재 주주환원 규모 유지"
  • ▲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상윤 기자
    ▲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상윤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태가초유의 유심(USIM) 대란으로 번지면서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충분한 재고 확보 없이 뒤늦게 내놓은 유심 무상 교체 대책에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심 제조사들은 반사 수혜 기대로 주가가 연일 크게 오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엑스큐어는 전일 대비 29.94%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유비벨록스도 10%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엑스큐어와 유비벨록스는 SK텔레콤의 유심 주요 공급업체로 거론된다. 해킹 피해를 입은 SK텔레콤 가입자 규모에 비해 유심 재고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 제조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가입자는 2300만 명에 달한다.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까지 합하면 25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회사가 확보한 유심은 약 100만 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가입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용자들은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로 빠르게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하루 동안 SK텔레콤에서 번호 이동한 순감 인원은 2만5403명으로 집계됐다. 평소 대비 300배 넘는 인원이 SK텔레콤을 해지하고 번호 이동을 택한 셈이다.

    생체 인식 보안 기술 관련 종목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AI 기반 얼굴 인식, 영상 분석, 이미지 분석 설루션을 제공하는 알체라는 전 거래일 대비 16.61% 오른 194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문인식 전문업체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12.48%), AI 영상보안설루션 업체 시선에이아이(7.97%) 등도 급등세다.

    시중은행들이 금융 거래 시 안면인식 등 추가 인증 절차를 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전날 오후 5시 이후부터 SK텔레콤 이용자에 한해 인증서 발급 시 얼굴 인증 절차를 추가로 거치도록 했다.

    신한은행도 고객이 기존과 다른 기기에서 전자금융거래를 시도할 경우 휴대전화 안면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인증방식을 추가로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 시 SK텔레콤 이용 고객에 대해 안면인식 등 추가 인증 절차를 도입한다. 우리은행은 안면 인식 후 'WON 인증서'를 재발급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각 금융사에 향후 금융 서비스 중 휴대전화 본인인증, 문자메시지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경우 추가 인증 수단을 고려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를 촉발한 SK텔레콤은 전 거래일보다 0.93% 하락한 5만3400원을 나타내고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배당수익률 밴드 하단이 7.0~7.5%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사태의 진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적어도 대규모 가입자 이탈 우려가 진정되어야 투자심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신주 주가는 결국 실적과 규제, 주주환원으로 움직일 텐데 재무 부담이 1000억~2000억 원 수준이라면 현재 주주환원 규모가 유지될 것"이라며 "유심 교체만을 가정했을 때 직접적인 재무 부담은 유심 한 개당 원가 약 4000원, 가입자 수 2500만 명 및 수백억 원대 과징금을 가정한 1000억~2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