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정부가 보유세·양도소득세 인상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를 망라한 패키지 규제를 예고했다. 연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다시 불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 주택 공급도 속도를 내지 못하자 또한번 고강도 세금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추가 규제가 정부 의도대로 매물 출회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보유세·양도세·등록임대를 한꺼번에 규제한 문재인 정부의 '7·10대책'도 약발 기한이 고작 4개월에 그쳤다. 세금 규제가 임대차 시장 매물 감소를 가속화해 서민 주거비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22일 관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달 세제 개편안으로 다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통한 비거주 1주택자 양도세 강화 등 조치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오간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엑스를 통해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혜택으로 매물 잠김이 심화됐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 청장은 "임대기간 종료 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이 계속돼 매물잠김이 심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혜택이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으니 임대기간 동안의 세제 감면과 종료 후 일정기간 혜택으로 충분하다는 현장 목소리들도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특히 보유세 강화와 등록임대 사업자 혜택 축소 경우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어 하반기 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보유세는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 정부도 집값이 고점을 찍었던 2021년 해당 비율을 95%까지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세(종부세) 등 세율을 직접적으로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중저가 1주택은 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완화해주고 반대로 초고가 및 비거주 1주택자는 세율을 올려 차등화하는 방식이다.
양도세 경우 장특공제를 실거주 위주로 개편해 비거주 1주택과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공제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등록임대는 양도세 중과 배제, 장특공 특례 등 기존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여 이들이 보유한 매물을 끌어내는 방향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 서초구 반포 일대 아파트. ⓒ뉴데일리DB
보유세와 양도세, 등록임대를 아우르는 고강도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앞서 보유세·양도세·등록임대를 모두 전면 규제한 문 정부의 7·10대책이 단기 효과에 그친 선례가 있어서다.
2020년 7월 발표된 이 대책은 문 정부의 22번째 대책으로 종부세 최고세율을 최고 6.0%까지 올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유를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 인상한 게 골자다. 또한 1년 미만 단기 보유분 양도세유를 기존 40%에서 최고 70%로 상향했다.
여기에 등록임대 제도 시행 3년 만에 단기임대(4년)와 장기일반 매입임대(8년) 유형을 전격 폐지했다.
앞서 발표한 대책 중 강도가 가장 높은 규제안으로 평가됐지만 효과는 길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첫째주 0.11%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같은 달 마지막주 0.04%로 줄었다. 8월 넷째주에는 0.01%로 보합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0.01% 오름폭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찾은 듯 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4개월여 만인 11월 첫째주 0.02%로 다시 상승폭을 키웠고 그해 연말에는 0.06%까지 확대됐다.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7·10대책이 본격 시행된 2021년 6월에는 상승률이 이미 0.11~0.12%에 이르렀다.
아파트 매물도 규제 직후 되려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2020년 7월 14만1419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같은 해 8월 8만5272건으로 한 달 만에 39.7% 급감했다. 규제 후 매물 잠김으로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 등 각종 투자자산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띵 랠리(Everything rally)' 시기에는 투기세력이 없더라도 집값이 오르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 특정 유형 실물자산인 부동산, 그것도 특정 범위 내 위치한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수요 억제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유세 등 세제 개편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시도는 되려 거주지역에 따른 신분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양도세 강화와 등록임대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가 임대차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주택 매도를 강제하면 그만큼 전·월세 매물도 줄어 가격이 더 뛸 것"이라며 "등록임대 규제 경우 선호도 높은 아파트보다는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 아파트만 선택적으로 풀려 시장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