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엔알시스템 슈퍼휴머노이드 콘셉트 이미지. ⓒ케이엔알시스템
글로벌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공급했던 KNR(케이엔알)시스템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이자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로봇이 얼마나 무거운 물체를 들고,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고, 반복 동작을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가 액추에이터 성능에 달려 있는 것.
KNR시스템은 전동 방식이 주류인 국내 로봇 부품 시장에서 유압과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를 앞세워 고출력 시장을 노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NR시스템은 기계공학 박사 3인이 창업한 로봇·시험장비 전문기업이다. 시험장비와 시험평가 용역, 로봇 사업을 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는 특수 로봇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5년간 축적한 유압 기술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공급한 이력도 이 같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레퍼런스다.
인공지능(AI)이 로봇의 두뇌라면 액추에이터는 명령을 실제 움직임으로 바꾸는 장치다. 전기·유압·공압 에너지를 회전이나 직선운동으로 전환해 로봇 팔과 다리, 허리, 손가락을 움직인다. 특히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처럼 관절이 많은 로봇일수록 액추에이터 수요는 로봇 대수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국내 로봇 산업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을 많이 쓰고 있으나 핵심 부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국내 로봇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 국산화가 필요하고 특히 액추에이터 국산화는 필수적이다. 
KNR시스템은 차별점은 전동 방식이 아니라 유압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전동 액추에이터는 제어가 쉽고 유지보수가 간편하지만, 고하중 작업에서는 대형 모터와 감속기가 필요해 무게와 부피가 커지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압 액추에이터는 단위 중량 대비 출력이 높아 무거운 하중을 다루는 로봇에 강점이 있다. 원전 해체, 수중 작업, 방산, 건설, 조선 등 극한환경 로봇에서 유압 방식이 여전히 쓰이는 이유다.
KNR시스템은 이러한 유압의 장점을 살리면서 기존 유압 방식의 약점을 줄이는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는 유압급 출력과 전동급 제어 편의성을 결합한 구동 장치다. 기존 유압 방식처럼 강한 힘을 내면서도 외부 유압공급장치 의존도를 낮춰 로봇 전체를 소형화·경량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KNR시스템은 고중량 작업용 ‘슈퍼휴머노이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반하중은 대체로 20~50㎏ 수준으로 중국 로봇에라의 ‘스타 1’이 160㎏급으로 가장 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KNR시스템은 이보다 큰 600㎏급 핸들링이 가능한 이족보행 로봇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슈퍼휴머노이드는 높이 2.5m, 폭 1.5m의 대형 플랫폼에 회사가 지난해 개발한 고성능 로봇팔과 특수 설계 로봇손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구상되고 있다. 회사 측은 “최대 가반하중 600㎏급 고하중 슈퍼휴머노이드가 개발되면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일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공개 시점은 올해 말로 잡고 있다.
KNR시스템은 무주군청이 발주한 태권브이 로봇 프로젝트를 맡아 제작부터 액추에이터 공급까지 담당했다. 올 하반기 개장 예정인 무주 태권브이랜드에 설치될 이 로봇에는 액추에이터가 20개 이상 들어가며, 돌려차기와 발차기 등 태권도 품새 동작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대량 발주에 대응하기 위한 양산 기반도 마련했다. 베트남에 협력사를 확보해 액추에이터 생산 라인업을 준비했다. 여기에는 로봇형 유압 로터리액츄에이터, 리니어엑츄에이터 등이 포함했는데 양산화를 통해 납기를 단축하고 생산단가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KNR시스템 관계자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폴리머 코팅 방식의 저마찰 리니어 액추에이터는 생산 과정에서 비교적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 납기와 원가 측면에서 양산 공급에 한계가 있었다”며 “최근 양산 라인을 갖추면서 발주처 수요에 따라 베트남에서 전체 물량을 생산하거나 국내 라인과 나눠 생산하는 방식 모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