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성당 앞에 설치된 망루 모습.ⓒ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에 대응해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핵심 공급지부터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총 2만가구 공급이 예정된 대규모 공공택지다. 그러나 2지구 주민들이 지구 지정 취소 행정소송과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2028년 착공 목표에도 변수가 생겼다.

25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원지동 일대 221만㎡ 규모로 조성된다. 공급 규모는 총 2만가구로 1지구는 1만8000가구, 2지구는 2000가구다.

서리풀지구는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내세운 대표 공공택지다. 서리풀2지구는 이달 11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고 정부는 2028년 12월 최초 주택사업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일반 택지사업보다 착공 시점을 2년 이상 앞당겨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공공주택 착공 물량 확대를 공급대책의 핵심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지난 24일 공공주택 공급점검 TF 2차 회의에서 올해 수도권 공공주택 6만2000가구 착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착공 목표인 1만1000가구는 계획대로 달성 중이며, 내년에는 7만가구 이상 착공을 목표로 보상·부지조성 단계부터 지연 요인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성과를 조속히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행정절차 병행 추진 등으로 사업 속도를 높이고 매월 공급 상황을 점검해 연말 착공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공급 확대 메시지도 강해지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은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공급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2023~2024년 PF 사태와 고금리 여파로 공급 준비가 예년보다 30~40% 덜 됐고, 그 영향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구조적 공급난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가 착공 목표를 강조하는 가운데 서리풀2지구에서는 주민 반발이 본격화했다. 송동마을·식유촌 주민과 우면동성당 관계자들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발 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이들은 현행 전면 수용·철거 방식 대신 기존 마을과 종교시설, 생태·역사 자원을 남기는 존치형·경계 조정형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서리풀2지구가 우면산과 우면천을 잇는 생태축에 포함돼 있고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법정보호종이 확인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화유산 조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마을과 성당을 제외하더라도 공급 목표를 유지할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화를 요구했다.

집단 대응도 예고됐다. 주민들은 이달 중 존치 신청서와 송동마을·식유촌 주민 76가구 중 개발 방식에 반대하는 약 90%, 우면동성당 신자 4000명의 서명을 정부에 낼 계획이다. 종교의 자유와 재산권, 주거권 침해 등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성당 앞 망루 시위와 관계기관 앞 집회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착공 물량 확대를 강조하는 사이 분양시장 기대감은 약화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69.4로 전월보다 10.6p 하락했다. 수도권은 84.3으로 1.3p 하락했고 비수도권은 66.2로 12.6p 떨어졌다. 지방 미분양 적체와 금융규제 강화 우려, 공사비 부담 등이 사업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공공부지 추가 발굴과 공급 확대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공공주택지구는 지구계획 수립, 보상 협의, 환경·문화재 검토, 주민 협의 등을 거쳐 착공 단계로 넘어간다. 서리풀2지구처럼 지구 지정 직후 소송전이 예고될 경우 일정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지구는 지구 지정 이후에도 지구계획 수립, 관계기관 협의, 보상 절차, 환경·문화재 검토 등을 거쳐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서 주민 반발이 커지거나 소송이 제기되면 정부가 제시한 착공 목표까지 일정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리풀2지구는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내세운 주요 공공택지인 만큼 갈등 조정 속도와 후속 인허가 절차가 실제 공급 시점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