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혜민 팀홀튼 코리아 상품기획팀장이 프룻풀 썸머와 제품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지금 한국은 팀홀튼 전체를 움직이는 개발 허브처럼 포지셔닝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 25일 팀홀튼 서소문점에서 만난 조혜민 팀홀튼 코리아 상품기획팀장은 “글로벌에서도 한국 레시피를 물어보고, 한국에서 개발한 메뉴가 역수출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팀홀튼의 역할은 캐나다 본사의 메뉴와 공간을 국내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에서 만든 메뉴가 해외로 나가기 시작했고, 글로벌 본사 역시 한국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시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조 팀장은 “처음에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국에 안착시키는 단계였다면 지금은 한국에서 개발한 것들이 다른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생겼다”며 “SNS에 한국 메뉴를 올리면 해외 고객들이 ‘왜 우리나라에는 출시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 자체가 글로벌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인절미 크룰러’도 대표적인 사례다. 팀홀튼의 시그니처 도넛인 크룰러를 현지화한 인절미 크룰러를 개발해 직접 캐나다 본사로 찾아간 것.
본사 셰프들과 테스트를 진행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조 팀장은 자신감이 생겼다. 최근 선보인 컵빙수와 오리지널 아이스캡 캠페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조 팀장은 “제품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단순히 맛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캐나다의 그리즐리 곰과 한국의 지리산 반달곰을 연결했고, 한복의 색동저고리와 오방색에서 착안한 디자인을 제품에 녹이는 등 서사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프룻풀 썸머 캠페인으로 선보이는 제품들. 원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팀홀튼
이 같은 철학은 이번 '프룻풀 썸머' 캠페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여름 과일을 활용한 시즌 메뉴를 준비하면서도 단순히 과일 음료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조 팀장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오히려 집에서 먹기 어려운 과일이 많아졌다”며 “대표적인 것이 수박이다. 큰 수박을 사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카페에서 가장 맛있는 상태의 과일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망고도 가장 잘 익은 타이밍에 먹기 어렵고 복숭아도 그렇다”며 “그 시기의 가장 좋은 과일을 음료와 디저트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이번 캠페인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직접 손질한 생수박을 사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손은 많이 가지만 원물 그대로의 맛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홈메이드에 가까운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이유다.
실제로 팀홀튼은 올해 상반기에만 100종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푸드 신메뉴에서는 자체 개발한 메뉴가 90%를 넘어선다.
조 팀장은 “기간 한정 제품까지 포함하면 상반기에만 100개 이상의 메뉴가 나왔다”며 “6개월 동안 정말 많은 개발을 했고 내부 반응도 좋았다. 하반기에도 계속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인 랍스터 샌드위치. 역시 원물을 강조하기 위해 랍스터 미트손질을 각 매장에서 진행한다.ⓒ조현우 기자
팀홀튼은 오는 7월 캐나다 대표 메뉴인 랍스터 롤도 국내에 한정 기간 선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재료다. 일반적으로 랍스터 롤에는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게살이나 크래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팀홀튼은 100% 랍스터만 사용한다.
그는 “집게살 위주로 사용해 입안 가득 차는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스파이시 랜치소스와 캐나다에서 많이 사용하는 뉴잉글랜드 번을 적용해 현지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랍스터 미트도 매장에서 직접 핸들링하기 때문에 냉동 제품 특유의 식감이 아니라 육질을 최대한 살릴 수 있었다”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품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팀홀튼이 디텔이에 집착하는 것은 카페의 역할을 재정의하기 위함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와 동일한 길을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팀장은 이를 ‘익숙한 새로움,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카페지만 식사까지 가능한 공간을 지향한다”며 “프랑스의 프레타망제나 일본의 코메다커피처럼 커피와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예전에는 글로벌 메뉴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메뉴가 글로벌로 나가는 시대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에서 시작된 메뉴와 아이디어가 더 많은 나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