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SK매직 '메가 아이스' 모델 변우석과 쿠쿠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 광고 속 배우 이준호.ⓒSK매직, 쿠쿠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렌털업계의 얼음정수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는 SK매직이 배우 변우석을 새 얼굴로 내세우고, 쿠쿠가 5년째 이준호와 동행하면서 스타 마케팅 경쟁도 한층 뜨거워진 모습이다. 정수기 렌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얼음정수기가 프리미엄 수요를 끌어낼 핵심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각 기업들은 얼음 크기와 제빙량, 위생 관리, 설치 공간 등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시장은 3조원 안팎, 이 가운데 얼음정수기 시장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얼음정수기는 일반 정수기보다 렌털료가 높아 수익성이 좋은 제품군으로 꼽힌다. 정수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수요를 만들기 어려워진 렌털업체들이 얼음정수기를 여름 성수기 핵심 제품으로 밀고 있는 이유다.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SK매직이다. SK매직은 지난 6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정수기 판매량에서 얼음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40% 수준까지 올라왔다. 배우 변우석을 기용한 광고 효과와 큰 얼음을 앞세운 제품 전략이 맞물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매직은 지난 4월 변우석을 모델로 한 정수기 광고를 공개했다. '난 쉽게 녹지 않아'라는 문구를 앞세워 단단하고 큰 얼음을 강조했다. SK매직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공개 한 달 만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합산 조회수 1280만회를 넘겼다. 드라마 이후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변우석을 내세워 젊은 소비자층과 홈카페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제품 경쟁력은 '큰 얼음'에 맞췄다. SK매직의 '메가 아이스' 얼음정수기는 일반 얼음보다 두 배 이상 큰 약 25g 얼음을 제공한다. 하루 최대 5.7㎏의 얼음을 만들 수 있고, 얼음 저장고 용량은 1.1㎏이다. 소형 제품인 '메가 아이스 얼음정수기 미니'는 폭 19.5㎝로 줄이면서도 하루 최대 4.1㎏의 제빙 성능을 갖췄다. 큰 얼음은 쉽게 녹지 않아 아이스커피와 하이볼, 위스키 등 홈술 수요와 맞닿아 있다.
쿠쿠는 '쿠쿠=이준호'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쿠쿠는 2022년부터 이준호를 국내 간판 모델로 앞세웠고 올해 1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아시아와 미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확대했다. 단기 화제성보다 안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쿠쿠의 승부수는 초소형 얼음정수기다. 지난 4월 출시한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는 가로 폭 19㎝의 초슬림 제품이다. 1회 제빙 때 얼음 5개를 만들고, 12분대 쾌속 제빙으로 하루 약 600알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다. 100도 끓인 물 기능도 넣었다. 좁은 주방을 쓰는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소형 아파트 수요를 겨냥했다.
코웨이는 모델 경쟁보다 제품 라인업과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 정수기 시장 선두 사업자인 코웨이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미니'와 '아이콘 얼음정수기 스탠다드', '아이콘 얼음정수기 맥스', '얼음정수기 RO' 등으로 가정용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스탠드형 제품까지 더해 사용 공간과 얼음 사용량별 선택지를 넓혔다.
가정용 제품은 크기와 제빙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콘 얼음정수기 미니'는 가로 20㎝, 깊이 43.5㎝의 초소형 제품으로, 약 9분 30초마다 얼음을 만들고 하루 최대 약 615개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다. '아이콘 얼음정수기 맥스'는 2.1㎏ 얼음 저장 용량을 갖춰 기존 오리지널 제품보다 저장량을 크게 늘렸고, 조각 얼음·작은 얼음·큰 얼음 등 3가지 크기의 얼음을 선택할 수 있다.
위생 기능도 강화했다. 아이콘 얼음정수기 미니는 얼음 트레이와 저장고, 토출부, 파우셋 등 얼음이 만들어지고 나오는 주요 구간에 7개의 UV LED를 적용했다. 맥스 제품은 얼음 생성·추출 구간에 8중 UV 살균 기능을 넣었다. 올해 출시한 스탠드형 '아이스 스탠드 3.0'은 하루 최대 13.6㎏, 약 1246개의 얼음을 만들 수 있고, 3㎏ 얼음 저장고를 갖춰 사무실과 공공시설 등 다중이용공간 수요를 겨냥했다.
청호나이스는 제빙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2003년 세계 최초 얼음정수기를 선보인 업체라는 점을 앞세운다. 올해 3월 출시한 'The M' 얼음정수기는 가로 19.5㎝ 크기의 소형 제품이지만 하루 최대 772알, 약 6.7㎏의 얼음을 생산할 수 있다. 얼음 저장 용량은 0.6㎏이다.
청호나이스는 얼음의 양뿐 아니라 균일한 품질과 위생 기능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The M은 7g, 9g, 11g 등 세 단계로 얼음 크기를 고를 수 있다. 얼음 트레이와 직수 유로관, 코크 등 물이 닿는 주요 부위는 자동 살균으로 관리하고, 얼음 저장고에는 UV 케어 기능을 적용했다. 얼음이 지나가는 스파이럴에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썼다.
얼음정수기는 더 이상 여름 한철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홈카페 문화와 위스키·하이볼을 즐기는 홈술 수요가 늘면서 얼음 사용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좁은 주방에도 설치할 수 있는 초슬림 디자인, 빠른 제빙 속도, 살균 기능, 끓인 물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일반 정수기와 차별화된 교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얼음정수기 경쟁이 스타 마케팅까지 확대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일반 정수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얼음 품질과 제빙량, 위생 관리, 설치 공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렌털업체들의 성수기 실적이 갈릴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