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형마트 2위로 국내 유통시장을 이끌었던 홈플러스가 14일 생존 기로에 섰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가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시작한 할인점 사업으로 출발해 영국 테스코를 거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30년 가까운 성장사 끝에 파산 가능성까지 마주하게 됐다. 회생절차 재개를 위해 필요한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그해 9월 대구에 삼성홈플러스 1호점을 열고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출범 직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삼성그룹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고 삼성물산의 유통사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환점은 1999년이었다. 삼성물산은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홈플러스 지분 49%와 경영권을 넘겼다. 이를 계기로 홈플러스는 삼성과 테스코의 합작법인 형태로 새 출발했다. 테스코는 글로벌 유통 노하우와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고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외형 확장도 공격적이었다. 홈플러스는 2005년 영남권 슈퍼마켓 체인 아람마트를 인수했고 2008년에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던 홈에버 매장을 일괄 인수했다. 홈에버 인수는 홈플러스가 전국 단위 대형마트 사업자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2011년에는 테스코가 삼성물산이 보유하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홈플러스는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됐다. 2007년 63곳 수준이던 매장은 2014년 140여곳까지 늘었다. 대형마트가 소비 유통의 중심이던 시기 홈플러스는 이마트·롯데마트와 함께 마트 3강 체제를 형성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테스코가 영국 본사 분식회계 스캔들과 실적 악화에 휘말리면서 해외 자산 매각에 나섰고 홈플러스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홈플러스의 새 주인은 2015년 MBK가 됐다. MBK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거래이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빅딜이었다.
그러나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체력은 빠르게 약해졌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쿠팡 등 이커머스 사업자로 유통 주도권이 이동하면서 대형마트 업황은 꺾였다. 점포 중심 사업 구조였던 홈플러스는 임차료와 인건비, 물류비 부담을 안은 채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실적 악화도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2021회계연도 이후 적자를 지속했고 최근에는 손실 폭이 더 커졌다. 2025회계연도 매출은 5조796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464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전년보다 73.9%, 48.1% 늘었다.
재무 부담도 커졌다. 같은 회계연도 말 기준 유동자산은 4082억원에 그친 반면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에 달했다. 손실 확대와 유동부채 부담이 이어지면서 한영회계법인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뒤 영업을 유지한 채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법원도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사업 계속을 허가했고 회사는 전 매장 정상 운영 방침을 밝혔다.
이후 임대료 감액 협상, 일부 점포 영업 중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자구책을 추진했지만 정상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운영자금 조달도 끝내 불발되면서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이날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곧바로 파산 선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마련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다시 살피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여지도 남아 있다.
문제는 자금 조달 가능성이다.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차가 여전해 홈플러스가 2주 안에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폐지 결정이 확정될 경우 점포 정리와 고용 문제, 납품업체 피해, 지역 상권 위축 등이 연쇄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주 이내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를 하면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메리츠금융그룹에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법적 절차에 협조하고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시작한 할인점 사업으로 출발해 영국 테스코를 거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30년 가까운 성장사 끝에 파산 가능성까지 마주하게 됐다. 회생절차 재개를 위해 필요한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그해 9월 대구에 삼성홈플러스 1호점을 열고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출범 직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삼성그룹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고 삼성물산의 유통사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환점은 1999년이었다. 삼성물산은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홈플러스 지분 49%와 경영권을 넘겼다. 이를 계기로 홈플러스는 삼성과 테스코의 합작법인 형태로 새 출발했다. 테스코는 글로벌 유통 노하우와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고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외형 확장도 공격적이었다. 홈플러스는 2005년 영남권 슈퍼마켓 체인 아람마트를 인수했고 2008년에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던 홈에버 매장을 일괄 인수했다. 홈에버 인수는 홈플러스가 전국 단위 대형마트 사업자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2011년에는 테스코가 삼성물산이 보유하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홈플러스는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됐다. 2007년 63곳 수준이던 매장은 2014년 140여곳까지 늘었다. 대형마트가 소비 유통의 중심이던 시기 홈플러스는 이마트·롯데마트와 함께 마트 3강 체제를 형성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테스코가 영국 본사 분식회계 스캔들과 실적 악화에 휘말리면서 해외 자산 매각에 나섰고 홈플러스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홈플러스의 새 주인은 2015년 MBK가 됐다. MBK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거래이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빅딜이었다.
그러나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체력은 빠르게 약해졌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쿠팡 등 이커머스 사업자로 유통 주도권이 이동하면서 대형마트 업황은 꺾였다. 점포 중심 사업 구조였던 홈플러스는 임차료와 인건비, 물류비 부담을 안은 채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실적 악화도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2021회계연도 이후 적자를 지속했고 최근에는 손실 폭이 더 커졌다. 2025회계연도 매출은 5조796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464억원, 당기순손실은 1조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전년보다 73.9%, 48.1% 늘었다.
재무 부담도 커졌다. 같은 회계연도 말 기준 유동자산은 4082억원에 그친 반면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에 달했다. 손실 확대와 유동부채 부담이 이어지면서 한영회계법인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뒤 영업을 유지한 채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법원도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사업 계속을 허가했고 회사는 전 매장 정상 운영 방침을 밝혔다.
이후 임대료 감액 협상, 일부 점포 영업 중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자구책을 추진했지만 정상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운영자금 조달도 끝내 불발되면서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이날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곧바로 파산 선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마련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다시 살피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여지도 남아 있다.
문제는 자금 조달 가능성이다.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차가 여전해 홈플러스가 2주 안에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폐지 결정이 확정될 경우 점포 정리와 고용 문제, 납품업체 피해, 지역 상권 위축 등이 연쇄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주 이내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를 하면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메리츠금융그룹에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법적 절차에 협조하고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