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연합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금융당국 수장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때 정책 수립 주체인 금융위원회가 "시장 변동성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과 재정경제부가 연이어 정책 부작용을 인정하고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금융위가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금융위가 책임 회피를 위한 '밑밥 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금융위 "시장 변동성과 무관" … 금감원·재경부와 '엇박자'
8일 금융위원회 개별주 레버리지 ETF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상품들이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변동성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실무적으로"라고 답변했다. 
해외 사례 조사와 시장 영향 분석을 거쳐 정상적인 절차로 출시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금융위의 인식은 최근 금융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심각한 우려와 동떨어져 보인다. 
지난달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이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0.7에서 6월 말 93.8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당시 고점(89.3)을 넘어섰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서킷브레이커 총 6회 중 4회가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인 6~7월에 집중됐다. 
코스피 역사상 서킷브레이커가 12번 발생했고 올해에만 6번이 발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다른 금융당국 수장들은 일제히 정책 실패를 자인하거나 보완을 시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효과는 별로 없고 부작용이 너무 커졌다"며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자성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지난 7일 국회에서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가져온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공식 밝혔다.
◆ 침묵하는 이억원 위원장 … '책임론' 도마 
이처럼 유관 기관들이 2배 ETF의 부작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정작 정책 수립 기관의 수장인 이억원 위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시장 변동성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금융위 관계자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금융위가 책임회피에 시동을 걸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이 위원장 입장에선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개별주 2배 레버리지 ETF 사태를 두고 '이재명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책임을 인정할 경우 '꼬리 자르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7일 "레버리지 탓에 코스피가 카지노가 됐다"고 일갈하며 "올해 초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이 '나스닥에서는 가능한 것을 왜 국내에서는 못하게 하느냐'고 검토를 지시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책임론을 정조준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지난 6일 "해당 상품은 정책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며 상장폐지를 포함한 강력한 교정 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별주 레버리지 ETF 정책을 유지하자니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와 공분이 커지게 되고, 그렇다고 중단하자니 '이재명 정부 책임론'을 간접적으로 옹호하게 되는 꼴"이라며 "이도저도 못하게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