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연합
정부가 자본시장의 관행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투자자 권익을 보호하고, 서민·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선제적으로 줄여주는 투트랙 민생 금융 대책을 추진한다.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제도화하고 증권사의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손질하는 등 ‘개미 투자자’의 비용 부담을 낮춘다. 
동시에 한계에 다다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과감한 원금 감면 등 맞춤형 채무조정을 지원해 민생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제도개선 및 민생금융 안정 방안’을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최근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도 내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을 향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시장의 우려를 언급하며, 관련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확답을 미뤄오던 정부와 유관기관의 레버리지 ETF 보완책 마련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개미투자자 비용 절감, 고금리 대출 수술
금융위는 우선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합리한 비용 부담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 시 투자자가 증권사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며칠간 맡겨두고도 아무런 이자를 받지 못하던 관행을 바로잡는다. 
일반 주식거래 증거금에는 이미 예탁금 이용료가 지급되고 있는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청약증거금 운용을 통해 얻은 이익과 발생 비용을 산정해 개인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방식을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통해 제도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식을 판 뒤 실제 대금이 들어오기 전까지 자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도 정조준한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금 회수가 사실상 보장된 안정적인 대출임에도 연 9% 안팎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금융위는 이 금리체계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해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인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이틀이 걸리는 주식 결제주기(T+2)를 하루(T+1)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하고, 외환·자본시장 시스템 정비를 거쳐 2027년 중 잠정 전환을 추진해 투자자의 자금 묶임 현상과 자금 이용 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 배당제도 개편, 수시배당 도입
상장사의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대책도 함께 추진된다.
기업들이 연말이나 반기, 분기 등 정해진 시점에만 배당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연중 적절한 시기에 자유롭게 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시배당제’가 도입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2027년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기업이 주주제안 기한 전에 배당 결정을 먼저 공시하도록 유도해, 주주들이 구체적인 배당 규모를 미리 확인한 뒤 주주총회 안건으로 배당 확대 요구나 배당정책 변경 등을 실질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주주제안 여건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 취약계층 선제적 빚 탕감 및 채무조정
자본시장 체질 개선과 동시에,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생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과감한 채무조정 지원책도 시행된다.
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자력으로 채무를 갚기 어려운 한계 채무자를 대상으로, 연체 기간과 실제 상환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대출 원금을 과감하게 감면하고 이율을 낮춰주는 등 선제적인 신용회복 지원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일시적인 자금난이나 부실로 완전히 낙오하지 않도록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층을 적극 발굴하고, 단순히 빚을 깎아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속하게 본업과 생업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복지 서비스를 긴밀히 연계한 종합 패키지 재기 지원책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