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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제동을 거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이달 중 공개한다. 최고경영자(CEO)의 최장 재임기간을 6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금융권의 '장수 회장'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릴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의 세부 내용을 확정하고 발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개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현재는 별도 발표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달 중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CEO의 장기 재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초임 3년과 연임 3년을 합친 최장 6년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도록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명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법상 연임 제한이 없어 이사회와 주주총회 판단에 따라 사실상 장기 재임이 가능했다.
CEO 승계 절차도 함께 손질된다. 연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과 개별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 의견을 반영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도입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 문제를 지적한 이후 속도를 냈다. 여기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장기 연임 과정에서 이사회가 '참호'처럼 기능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논의도 본격화됐다.
제도가 시행되면 주요 금융지주의 CEO 승계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두 번째 임기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연임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현 임기가 끝나는 2029년 이후 추가 연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행 내부 규정상 연령 제한으로도 추가 연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민간 금융회사의 CEO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사 가운데서는 장기 재임 CEO도 적지 않은 만큼 경영 성과보다 임기 횟수를 우선하는 방식이 시장 원리에 맞느냐는 지적이다.
법 개정까지는 국회 논의가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의 개혁 의지가 분명한 만큼 각 금융지주도 이사회 운영 방식과 CEO 승계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손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